올들어 327개사 중 수익성·재무 개선 평가로 상향 4곳뿐
SK하이닉스·LG이노텍
수익성 높은 첨단분야 투자
폴라리스쉬핑, 업계 톱10 성장
쌍용양회, 판매가 인상 효과
[ 이태호 기자 ]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올해 신용등급 강등 기업 수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도 SK하이닉스 LG이노텍 등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신용등급이 오르는 기업들이 있다. 불황기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해 ‘과실’을 따고 있거나 수익성 위주로 사업구조를 일찌감치 탈바꿈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회사들이다.
비결은 ‘제품 경쟁력’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신용등급이 오른 회사는 모두 7곳이다. 이 중 인수합병(M&A)이나 유상증자 같은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개선돼 등급이 상승한 기업은 SK하이닉스(현재 신용등급 AA-) LG이노텍(AA-) 쌍용양회공업(BBB+) 폴라리스쉬핑(BBB+) 등 4곳뿐이다. 이 신용평가회사가 신용등급을 매긴 372개사(연초 기준) 가운데 1.1%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와 LG이노텍은 수익성이 높은 첨단 분야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재무안정성을 개선한 기업이다.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치킨 게임’(출혈을 감수한 가격 인하 경쟁)을 피하고 이익을 확대함으로써 빚 부담을 줄여나가는 선순환을 이끌어냈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0% 늘어난 2조964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고용량, 고성능 메모리제품 비중 확대로 수익성을 높이고 늘어난 현금으로 꾸준히 빚을 갚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2011년 이후 신용등급이 4단계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6조8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종합부품업체인 LG이노텍은 지난해 313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3년의 1361억원과 비교하면 3배에 가깝다.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하는 전장 사업부가 효자 노릇을 했다. 꾸준한 연구개발(R&D)을 바탕으로 고객만족도를 높인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차량 부품 등 신사업 기반이 강화돼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전략 변경
중견 해운업체 폴라리스쉬핑은 업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신용등급이 오르며 업계 10위권으로 성장했다. 컨테이너선을 빌려주는 기존 사업 방식을 2007년부터 장기운송계약에 바탕한 건화물선 운항 중심으로 변경한 전략이 성공한 덕분이란 분석이다. 대형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이 2013년 이후 수차례에 걸쳐 하락할 정도로 해운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폴라리스쉬핑은 매출과 이익을 늘리 庸?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서강민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장기운송계약을 기반으로 안정적 영업이익을 내고 있으며 재무구조 역시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국내 최대 시멘트업체인 쌍용양회공업은 2012년부터 수차례에 걸친 시멘트 판매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가격 인상에 따른 이익개선 효과는 다른 시멘트업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으나 한국기업평가는 쌍용양회만 평가하고 있다.
전체의 10%는 등급 강등
이들 기업 외에 SK(주)(옛 SK C&C, AA+) 롯데렌탈(AA-) 하나캐피탈(AA-)도 신용등급이 상승했다. 하지만 자체적인 체력 개선보다는 M&A나 유상증자 등 일회성 요인으로 등급이 오른 측면이 크다고 한국기업평가는 설명했다.
나머지 360여개 기업은 기존 신용등급이 유지되거나 하락했다. 등급이 떨어진 기업은 10%가 넘는 40곳에 달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었던 2014년(상승 11건, 하락 35건)보다도 등급 강등 기업이 많았다. 그만큼 국내 기업의 ‘체력’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등급 강등 기업은 특히 정유, 화학, 건설, 조선, 철강 등 업종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KT, 동부, 포스코그룹 소속 계열사 다수도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 약화 등으로 등급이 떨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2012년 이후 신용등급 하락 추세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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