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정주영 탄생 100년] 방송인 송해 "바지선 끌어다 전국노래자랑 무대 만드셨죠"

입력 2015-10-20 18:27   수정 2015-10-20 18:36

내가 만난 아산


[ 강현우 기자 ] “아산은 마음에서 우러나서 연예인들을 도와줬습니다. 많은 연예인이 그분을 존경했던 이유지요.”

서울 낙원동 사무실에서 만난 송해 선생(사진)은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을 이렇게 회상했다. 미수(88세)를 넘겨서도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송 선생은 황해도 재령 출신으로, 강원 통천에서 나고 자란 정주영 명예회장처럼 실향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에피소드를 들려달라고 부탁하자 1980년대 중반 울산 장생포 앞바다에서 KBS 전국노래자랑을 찍을 때를 소개했다. “장생포에는 까만 조약돌로 이뤄진 몽돌밭이 있어요. 배경이 좋아서 그곳을 공연장으로 점찍었는데 문제는 너무 좁다는 것이었죠. 그 얘길 들은 아산이 현대중공업이 갖고 있던 바지선을 끌어다주는 게 아니겠습니까. 바지선 위에 무대를 설치하고 관객들은 몽돌밭에 앉아서 신나게 놀았죠. 아이디어가 대단한 분이었습니다.”

송 선생은 “언제나 ‘나는 노동자’라고 했던 아산은 서민들의 애환을 담은 전국노래자랑을 참 좋아했다”고 전했다. 송 선생은 아산이 따뜻한 말로 사람들을 다독이는 수완?있었다며 1980년 정부 행사에서 경험한 일화도 소개했다. “행사 테이블마다 연예인이 한 사람씩 앉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거칠한 손으로 제 눈을 가리는 거예요.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자 양반을 만났다’고 하는 겁니다. 아산이었지요.” 송 선생이 “무슨 말씀을 그리 하시냐”고 하자 아산은 “사람을 많이 아는 사람이 가장 부자다. 현대가 자동차 아파트 많이 만들면 뭐하나. 송 선생이 차 한번 만져보고 못 쓰겠다고 하면 차 못 판다”고 했다. 송 선생은 딱딱하던 주위 분위기가 확 풀렸다고 회고했다.

아산의 트레이드마크는 ‘또 만납시다’였다고 한다. “헤어질 때 인사가 언제나 ‘또 만납시다’였어요. 그냥 하는 인사일 수도 있지만 나중에 다시 만날 때 그렇게 반가워하는 걸 보면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송 선생에게 아산은 정이 많은 기업인으로 남아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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