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수록 성장가능성 중시"
[ 양병훈 기자 ] 변호사들이 직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평판이나 연봉이 아니라 ‘근무환경과 동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을 위한 편의 제공’과 ‘사회공헌 기회’는 가장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협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와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법조인은 용인가? 직업경로, 업무환경, 만족도 등을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이 교수 등은 변호사 1020명을 대상으로 ‘현재 직장을 선택하는 데 어떤 요인이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 7점 만점으로 답하라’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변호사들이 직장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으로 꼽은 것은 ‘근무환경과 동료’(5.05)였다. ‘명망과 평판’(4.62)이 뒤를 이었고 ‘연봉’(4.6)은 세 번째로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다. 평판과 연봉의 중요성도 높았지만 ‘근무환경과 동료’와 비교했을 때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 갈수록 삶의 질이나 미래 전망 등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대형 로펌에 다니는 4년차 A변호사는 “무조건 연봉 많이 주는 곳으로 가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의외로 없다. 일이 보람있고 자기를 인정해주는 직장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며 “특히 젊은 변호사 사이에서 이런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는 “후배 변호사들과 얘기해보면 자신이 그 회사에서 좋은 업무 기회를 얻고 훌륭한 법조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를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장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가정을 위한 편의 제공’(3.14)이었고 ‘사회공헌 기회’(3.25), ‘승진 기회’(3.26) 역시 중요도가 떨어졌다.
가정을 위한 편의 제공이 ‘근무환경과 동료’ 또는 복지 혜택(3.88)과 중복되는 점을 고려해보면 사실상 ‘사회공헌 기회’의 중요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형 로펌 변호사의 연평균 공익활동 시간은 26시간에 그쳤다. 미국 대형 로펌 변호사(68.5시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히 미국은 대형 로펌 변호사의 연평균 사회공헌 시간이 단독 개업 변호사(40.5시간)보다 많은 데 비해 한국은 단독 개업 변호사의 사회공헌 시간(39시간)이 더 길었다.
한 전문가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대형 로펌들이 공인법인을 세우며 사회공헌 활동에 본격 뛰어들었지만 변호사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지는 못했다는 의미”라며 “보여주기식 활동보다는 널리 공감을 얻도록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강연회] 가치투자 '이채원.최준철.이상진' 출연...무료 선착순 접수중 (11.6_여의도 한국거래소)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