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한, 청와대·안보 부처 해킹 시도…국회 국감자료는 빼 가"

입력 2015-10-20 18:54  

국정원, 정보위 국감서 '북한 현황' 보고

북한, 중국 반대로 미사일 안쏴
핵실험 준비…임박하진 않아

북한 휴대폰 사용자 370만명
김경희는 평양에 칩거 중

북한 핵심 엘리트 20명 귀순



[ 유승호 기자 ] 북한이 이달 초 청와대와 외교부·통일부·국방부 등 외교안보 부처에 대해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또 국회의원 5명과 보좌관들의 개인 컴퓨터 10여대를 해킹해 국정감사 자료를 빼내갔다고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가 전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비공개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과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국감에서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준비 중이지만 실험 시기가 임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핵배낭 기술은 아직 없다고 판단했으며 최근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무기에 대해서도 성능이 우수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밝히고도 실행에 옮기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중국이 반대했고 기술적 준비도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처럼 뒷목에 혹이 생겼다는 설에 대해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며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보고했다. 이어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가 평양에 칩거 중이며 건강이 나쁘진 않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 노동당 간부 출신 탈북자 김덕홍 씨가 최근 언론을 통해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2001년 미국에서 반(反)김정일 성향의 망명 정부를 세우려 했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또 올 들어 북한 해외 주재관 20명이 귀순했다고 보고했다. 이 의원은 “이 가운데 상당한 엘리트급 탈북자가 포함됐다고 한다”며 “황장엽급은 아니지만 상당한 급수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아울러 김정은이 최근 주변에 “아버지(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가 돌아가시기 전에 지도자 생활이 얼마나 힘들지 알게 될 것이라고 내게 얘기했는데, 이제 아버지 말씀이 이해된다”고 얘기했다고 국정원 측은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의 경제 상황과 관련, “과거엔 수령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했지만 최근엔 돈에 대한 충성심이 더 강하다”며 “장마당이 380개 있고 370만명이 휴대폰을 사용한다”고 했다. 미국 달러는 공식적으로 북한 돈 106원이지만 장마당에서는 79배 더 높은 가치로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또 “5만8000명이 해외 근로자로 나가 있고 누적 인원은 22만명”이라며 “이들이 1억3000만~1억50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관련, “IS 가담을 시도한 내국인 2명을 적발해 출국금지하고 여권을 취소했다”고 보고했다. 이와 함께 “사제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원료인 질산암모늄을 국내에 밀수하려던 외국인 IS 동조자 5명을 적발했다”며 “한국도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다”고 했다. 지난 1월 IS에 가담한 김모군에 대해서는 “5월 말까지 행적이 추적됐으나 이후 두절됐다”고 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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