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의 매각이 무산되면서 현대상선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도 차질이 생겼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증권 매각을 통한 6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만큼 이번 매각 무산이 현대상선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인수를 추진하던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PE는 전날 현대그룹 측에 인수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오릭스 측은 현대증권의 2대 주주(9.54%)인 자베즈파트너스의 자금 모집 지연, '파킹 거래' '야쿠자 자금 관련설' 등에 대한 비판 여론 등 때문에 계약을 해지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 매각이 불발되면서 가장 타격이 큰 곳은 현대상선이다. 현대상선은 보유 중인 현대증권 지분 22.56%를 매각해 6475억원을 조달하려고 했었다.
자금 수혈이 불가능해졌지만 당분간 현대상선의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KDB산업은행이 23일 만기가 돌아오는 2000억원의 대출 만기를 연장해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22일까지 상환해야하는 3716억원의 회사채도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차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당장은 유동성 문제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돼 현대상선의 자금 리스크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미미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됐지만 매각 자체가 취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당장 오늘은 실망감으로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언제든 다시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매각이 무산됐다고 해서 현대증권의 매각가격이 떨어지거나, 매각 자체가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대증권이 언제 다시 인수자를 찾을지를 주시하며 현대상선 주가를 지켜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상선 주가가 실적 부진, 현대증권 매각 무산 등의 악재에도 이산가족 상봉 등 대북 관련 이슈에 따라 등락한다는 것도 변수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3분기가 성수기인데도 실적 전망이 밝지 않아 기본적으로 주가는 안 좋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북 관련 소식이나 여러 가지 변수가 있어 주가 흐름을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매각 무산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상선의 주가는 장 개장과 동시에 약세를 보였다. 장 중 전날보다 2.9% 내린 702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남북 이산가족 상봉단이 출발하면서 현대상선의 주가는 반등하기 시작했다. 현대상선은 전날보다 90원(1.24%) 오른 732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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