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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발표 앞두고 주가 급락
SK하이닉스 주가가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6%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공룡'인 미국 인텔이 낸드플래시 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데 이어 중국 칭화유니그룹도 낸드플래시를 주력으로 하는 미국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3분기 SK하이닉스 실적이 견고할 것으로 보면서도 낸드플래시 시장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점에서 당분간 이 회사에 대한 센티멘트(투자심리)는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인텔, 중국 다롄 공장에 최대 6조 투자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후 1시39분 현재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74% 떨어진 3만3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중 4% 가량 밀리던 주가는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 급락은 전날 나온 인텔의 대규모 투자 소식이 영향을 줬다.
인텔은 앞으로 3~5년간 35억 달러(3조9620억원)를 투자해 중국 다롄에 있던 비메모리 공장을 비휘발성 메모리칩 공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은 최대 55억 玭?6조226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비휘발성 메모리칩은 전원이 끊겨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칩으로 인텔은 최근 새 기술인 3D 크로스 포인트 기술을 적용한 신형 메모리칩을 공개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인?이 내년 하반기부터 다롄 공장에서 신형 메모리칩을 직접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 낸드플래시는 전원 공급을 안하고 오랫동안 놔두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단점이 있다"며 "비휘발성은 이런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기술로, 인텔의 이번 대규모 발표는 차세대 낸드플래시 제품에 대한 '자신'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텔의 반도체 공정 기술은 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보다도 우위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세계 낸드플래시 5위권 수준인 SK하이닉스에 긍정적인 소식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현재 SK하이닉스 매출 비중에서 낸드플래시는 20%로, 80%를 차지하고 있는 D램에 비하면 크지 않은 편이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놓고 봐도 D램 쪽은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달리는 반면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도시바(일본), 마이크론(미국) 등에 밀려 4~5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D램 시장 환경이 좋지 못한 상황이어서 낸드플래시를 새 성장 동력으로 삼아 이를 만회한다는 게 SK하이닉스 전략이다. 낸드플래시를 키워 세계 종합반도체 톱3에 올라선다는 목표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너무 뒤떨어져있다"며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많이 뛰어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D램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낸드플래시 쪽은 이제 막 잘하려고 하는 분야"라며 "이런 와중에 글로벌 공룡인 인텔의 공격적 행보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 역시 인텔 행보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삼성은 SK하이닉스보다 투자 여력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부담은 덜 받을 것"이라며 "당분간 실적과는 별개로 SK하이닉스 주가는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다봤다.
◆ 칭화유니그룹, 미국 샌디스크 우회 인수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미국 샌디스크를 인수하려는 움직임도 SK하이닉스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이 대주주로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현재 샌디스크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빠르면 이번 주 안에 합의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모바일 기기 저장장치 업체인 샌디스크는 낸드플래시 관련 지식재산권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2005년부터 도시바와 제휴해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 3개를 공동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투자업계에서는 칭화유니그룹이 웨스턴디지털을 통한 샌디스크 인수로 낸드플래시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기술 장벽이 존재하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 특성 상 당장 칭화유니그룹의 이같은 행보가 업계 판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은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活渼?물론 SK하이닉스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낸드플래시 분야를 키우고 있다"며 "중국 업체가 이 시장에 진출한다 해도 단기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신현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칭화유니그룹이 샌디스크를 인수한다고 해도 설비 투자에 직접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시장에서 우려하는 중국의 메모리 시장 직접 진출은 상당히 오랜 기간 후에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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