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갑상어 메카' 도전하는 함양군

입력 2015-10-22 19:15  

함양지리산영농조합, 양식·가공시설 준공

지리산 청정 지하수 이용…양식에서 가공까지 사업화
내년 캐비아 화장품 출시



[ 김해연 기자 ] 지리산 자락에 있는 경남 함양군이 ‘철갑상어’를 지역 특화품목으로 키운다. 2003년부터 시작한 지역 내 철갑상어 양식이 ‘캐비아(철갑상어 알)’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함양군과 함양지리산영농조합법인은 23일 서하면 운곡리에서 철갑상어 양식장과 캐비아 가공시설 준공식을 한다. 이번에 들어서는 시설은 1898㎡ 규모의 양식장과 315㎡의 캐비아 가공시설, 관리사 등이다. 함양군은 ‘철갑상어 지역특화품목 육성사업’으로 국비(5억9000만원)와 도·군비(2억3000만원), 농가 자부담(3억5400만원) 등 11억8000만원을 투입했다.

사업을 주관한 함양지리산영농조합법인은 지리산 자락 해발 700m 고지에 약 1만㎡ 규모의 양식장을 세워 3만5000마리의 철갑상어를 7년간 키워왔다. 이번 시설 투자를 통해 철갑상어 양식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개발, 캐비아 생산 및 판매 등 사업화에 한발 다가서게 됐다.

특히 함양군은 진주에 있는 한국국제대와 함께 ‘캐비아를 이용한 주름개선 화장품 개발’도 하고 있다. 내년 시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군은 이를 항노화산업과 연계해 육성할 계획이다.

홍재영 함양군청 농축산과 주무관은 “현재 4개 농가에서 5만~6만마리의 철갑상어를 양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준공식을 계기로 철갑상어 진액과 가공식품 개발 등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양에서 철갑상어 양식이 시작된 것은 2003년부터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서 철갑상어 종 복원에 대해 연구하다 함양으로 들어와 양식을 시작한 박철홍 씨가 산파 역할을 했다. 박씨는 함양군 백전면 오천리에서 지하수를 이용해 1만3000여마리의 철갑상어를 기르고 있다. 그동안 영농조합법인 등에 4만~5만마리의 철갑상어 치어를 분양했다.

박씨는 “옛 부산수산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철갑상어의 종 복원과 정자세포 보존에 대해 연구한 것이 계기가 됐다”며 “캐비아의 영양과 식재료로서의 가치에 주목해 캐비아를 명란젓처럼 먹게 하겠다는 꿈으로 양식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캐비아는 1㎏에 300만원에 이를 정도로 철갑상어가 고부가가치 어종이지만 이를 얻기까지 7~10년이 걸리기 때문에 상당한 인내가 요구된다”며 “철갑상어를 지역 특화품목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일관된 관리를 할 수 있는 양식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철갑상어는 담수어류(민물고기) 중 최대 2t까지 자라는 대형어종에 속한다. 세계 3대 진미 중 하나로 꼽히는 캐비아를 생산해 ‘로열 피시’ ‘황어’로 불린다.

함양=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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