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박사 논문을 춤으로 풀어보세요

입력 2015-10-23 16:20   수정 2015-10-23 18:14





(박근태 IT과학부 기자) ‘반드시 박사학위를 소지했거나 박사 학위 과정에 다니고 있을 것’ ‘사회과학을 포함한 과학과 관련된 학위일 것’ ‘꼭 직접 춤을 출 것’.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지(誌)를 발행하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공식 홈페이지에 띄운 공지문이다.

AAAS는 지난 5월부터 이달 28일까지 전 세계 이공계 박사들을 대상으로 ‘당신의 박사 논문을 춤으로 풀어보세요(Dance Your Ph.D)’ 경연대회를 열고 있다. 2008년부터 8년째 개최하는 이 대회는 일반인이 쉽게 과학에 다가설 수 있도록 과학자가 직접 과학 원리를 춤으로 풀어내는 행사다.

과학자들은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이미지를 벗고 직접 자신의 박사 학위 논문을 춤으로 표현한 영상을 제출하면 된다. 물리와 화학, 생물학, 사회과학 분야에서 큰돈은 아니지만, 우승자는 1000달러와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지역을 여행할 수 있는 특전도 주어진다. 또 물리, 화학, 생물학 등 분야별 수상자에겐 500달러가 수여된다.

과학자들은 숫기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지만 해마다 이 대회에는 20~30개 팀이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1명의 개인과 단체가 출품했다. 見┖琉?식품과학자와 동료가 춤으로 풀어낸 ‘마요네즈 속 지방을 줄이는 고압력 균질화’, 리듬체조와 포크 댄스로 보여주는 ‘징크 핑거 인공 유전자 가위’, 탱고 스탭으로 표현하는 무인 항공기 궤적 분석 등이 동영상 아카아브인 유튜브와 비메오에 공개됐다.

미국 조지아대에서 식물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우마 나젠드라 박사는 기계 체조 운동으로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의한 숲 속 토양 생태의 변화’를 표현해 생물학 분야의 상을 받았다. 그녀는 토네이도나 허리케인이 인간에겐 재앙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숲 속 생태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논문을 춤 동작으로 표현했다.

스페인 국립연구소 데이비드 만자노 연구원은 마드리드대에서 받은 박사 학위 논문 ‘식민지 시대의 태평양의 발견’을 식민지 쟁탈전에 나선 국가들의 국기를 입은 6명의 동료와 함께 발랄한 춤으로 소화했다. 만자노 연구원은 스페인 무적함대가 전 세계를 호령하던 ‘히스패닉 오세아니아’ 지역인 필리핀과 마리아나 군도에서 다른 경쟁국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 각국 국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춤으로 표현했다.

평가 기준은 의외로 까다롭다. 난해한 과학을 표현하기 위해 설명 글이나 그래픽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오직 몸동작과 의상으로 개념을 설명해야 한다.

최종 결과는 11월초에 발표되며 작품은 직업 안무가들과 협의를 거쳐 내년 2월 시카고에서 열리는 AAAS 연례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끝)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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