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 43회 선두주자, PEF로 이직 위해 사표
대기업간부로 옮겨간 서기관도
[ 조진형 기자 ] 기획재정부에서 실력을 인정받던 핵심 서기관들이 잇따라 민간행(行)을 택하고 있다. 정통 관료의 꿈을 버리고 연봉이 높은 대기업이나 사모펀드(PEF)로 옮겨가고 있다.
23일 기재부에 따르면 경제정책국에서 근무하던 최모 서기관은 토종 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로 이직하기 위해 최근 사표를 냈다. 행정고시 43회 출신인 그는 재정경제부 시절 금융정책국 증권제도과에서 자본시장법을 제정하는 일을 맡았다. 퇴직 전에는 국제통화기금(IMF) 파견 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자금시장과 주무로 있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금융과 거시경제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동기 중에 장래가 가장 촉망되던 인물”이라며 아쉬워했다.
최 서기관이 출근할 예정인 JKL파트너스는 정장근 대표 등 회계사 출신들이 세운 독립계 강소 PEF다. 얼마 전 하림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운업체 팬오션을 약 1조원에 공동 인수해 주목받았다. 최 서기관은 상무 직급으로 일하게 될 예정이다.
지난 5월에는 기재부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준비기획단 소속 潔駭?박모 서기관이 퇴직하고 두산그룹 상무로 취업하기도 했다. 행시 46회로 재경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던 박 상무는 대외경제, 경제정책, 국제금융 등의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고, 동기 중에선 승진도 가장 빨랐다.
과거에는 고위 관료들의 민간 이직이 많았지만 요즘엔 능력 있는 젊은 공무원이 주로 영입 대상이다. PEF업계에는 권오규 발벡코리아 대표, 변양호 보고펀드 공동대표, 구본진 트루벤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 자리를 잡았다. 한 PEF 관계자는 “대관(對官) 업무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고위 공직자보단 실무를 맡을 수 있는 능력 있는 공무원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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