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정 기자 ] 은행들이 대기업의 청년희망펀드 기부를 유치하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은행들은 청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부 개념의 청년희망펀드가 신탁 수수료 수입 등 실익은 거의 없지만,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22일 KEB하나, 신한, 국민, 우리, 기업 등 총 5개 은행을 통해 40억원씩 모두 200억원을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했다. 금융권에선 이 회장의 기부가 어느 은행을 통해 이뤄졌는지 관심이 컸으나 5개 은행에 균등 분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LG, SK그룹 등도 청년희망펀드 기부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요 은행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삼성의 주거래은행은 우리은행이지만 기부액이 크고 개인 기부 형태라 복수의 은행을 통해 기부한 것으로 안다”며 “다른 대기업들도 펀드 기부를 검토 중인 만큼 은행들로선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 경영진을 유치해도 금전적인 이득은 없지만 ‘어느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어느 은행을 통해 가입했다더라’는 입소문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청년희망펀드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 각층에서 힘을 모으자는 취지로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했다. 지난달 21일 출시됐으며, 기부를 약속한 금액까지 합쳐 이날까지 340억여원이 모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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