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가 bbq로 이름 바꾼 까닭은

입력 2015-10-26 14:34  


(강진규 생활경제부 기자) bbq는 국내 1위 치킨 브랜드입니다. 국내에만 18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1912억원에 이릅니다. 국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bbq지만 브랜드의 뜻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최근 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주최한 경주 컨벤션에 참석한 윤홍근 제너시스비비큐 회장이 bbq의 작명 스토리에 대해 재밌지만 웃지못할 뒷얘기를 들려줬습니다.

윤 회장은 bbq라는 브랜드를 만들 때 ‘최고의 믿을만한 품질’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Best, Believable, Quality를 약자로 BBQ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럴듯한 이름처럼 보이지만 미국 진출을 할 때 문제가 생겼습니다. 두번째 단어 ‘Believable’ 때문입니다. 이 단어는 주로 어떤 특정한 상황이 ‘믿을 법한지’를 나타내는 데 쓰인다고 합니다. 한 영어강사에게 문의해보니 “어떤 거짓말에 속았을 때, ‘아… 그 말 참 믿을만 했는데’라는 식으로 말할 때 쓰는 단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품질 같은 본질적인 것에 대한 신뢰를 말할 때는 ‘trusted’나 ‘trustful’ 등 trust에서 파생된 형용사가 주로 쓰인다고 하네요.

미국 파트너는 “차라리 미국에서 자주 쓰이는 ‘unbelievable(놀라운)’을 쓰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윤 회장은 “브랜드 이름을 이제와서 바꿀 수 없으니 뜻을 바꾸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지은 이름은 최고의 품질이라는 뜻만 남긴 ‘Best of the Best Quality’입니다.

약자는 대문자(BBQ)에서 소문자(bbq)로 바꿨습니다. 미국에서 BBQ는 브랜드 이름이라기보다 ‘바베큐’를 표현하는 보통명사로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이죠. 바베큐를 먹으러 왔는데 왜 치킨을 파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끝)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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