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대한민국 미래없다] 적극행정 면책법 만들었지만…"변한 게 없다"

입력 2015-10-26 18:36  

감사 공포증에 갇힌 공직사회

면책 조건 까다롭고 모호
공무원들 '몸사리기' 여전



[ 김주완 기자 ] 적극행정 면책제도는 작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개혁 끝장토론에서 제안한 규제개혁 행정의 핵심 과제였다. 규제 현장에서 공무원의 복지부동 관행을 바꾸려면 불합리한 규제 개혁에 적극 나선 공무원에 대해 징계 등 책임을 묻지 않도록 법에서 보장해줘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판단이었다. 감사원은 2009년 내부 규정으로 적극행정 면책제도를 도입했지만 그동안 법제화하지 않아 실효성이 없었다.

올해 2월 감사원은 감사원법을 개정해 제34조의 3에 ‘적극행정에 대한 면책’ 조항을 신설했다. 대통령 지시 후 11개월 만이다. 감사원은 적극행정 사례집을 펴내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선 기대했던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공무원들은 말한다.

우선 시행규칙에서 정한 면책 조건이 너무 까다롭기 때문이다. 적극행정 면책 기준 중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한다’는 규정에 대한 해석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감사 대상자와 대상 업무 사이에 사적인 이해관계가 없을 것 △대상 업무의 처리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검토했을 것 △법령에서 정한 필수적인 행정절차를 거쳤을 것 △대상 업무를 처리하면서 필요한 결제 절차를 거쳤을 것 등을 모두 충족할 경우에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선 공무원들은 감사원의 태도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A부처의 한 실장은 “면책 기준이 모호해 면책을 받기 쉽지 않다”며 “무엇보다 감사원이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진한 공무원이 많지 않다”고 털어놨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도입한 사전컨설팅 감사제도가 더 효과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경기도는 지난해 4월 사전컨설팅 감사제도를 도입해 도(道) 내 공무원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제도는 업무의 적법성과 타당성을 경기도 감사실이 미리 검토해주는 제도다. 제도 도입 이후 지난달까지 185건의 컨설팅 의뢰가 있었고 그중 64.8%인 120건이 적법성과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정됐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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