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도 R&D 필수"…필리핀 국민과일, 전세계 50개국 간다

입력 2015-10-27 07:03  

글로벌 현장 리포트

세계 최대 망고 브랜드 필리핀 '프로푸드' 공장 가보니

네슬레·코카콜라 등 벤치마킹
음료·초콜릿 등 가공식품 개발
30년 만에 글로벌 브랜드 '우뚝'



[ 강경민 기자 ]
필리핀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고급 리조트가 몰려 있는 세부 막탄섬. 이곳에서 자동차를 타고 세부 서쪽 외곽 지역으로 15분을 가다 보니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평야에 세워진 대규모 산업단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공장 입구엔 총기로 중무장을 한 경비원이 오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엄한 검문을 하고 있었다. 단지 한쪽에 수북이 쌓여있는 대규모 컨테이너 박스와 지게차가 쉴 새 없이 공장을 돌아다니고 있는 모습은 한국의 삼성 반도체 공장이나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불케 했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니 바나나보다 약간 두꺼운 크기의 노란 열매 수만개가 컨테이어벨트를 통해 쉴 새 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노란 열매는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국민 과일’로 꼽히는 망고. 필리핀 망고는 1995년 세계에서 가?달콤한 과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이곳은 세계 최대 망고 가공업체인 프로푸드(Profood)의 본사와 생산 공장. 프로푸드는 필리핀에서 말린 망고를 비롯한 망고 가공제품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1978년 설립된 프로푸드는 델몬트, 네슬레, 월마트 등 세계 50여개국에 망고 제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창업자인 저스틴 우이 회장(사진)은 필리핀을 대표하는 기업가로 손꼽힌다. 필리핀 언론은 그를 ‘망고 황제(mango king)’라고 부른다.

달콤한 맛의 열대과일인 망고는 최근 영양이 풍부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1년 한 해 1892t이던 국내 망고 수입량은 지난해 1만599t으로 3년 만에 다섯 배가량 증가했다. 국내 주요 마트에서도 프로푸드가 생산한 망고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이 회장은 1978년 자신의 집 단칸방에서 프로푸드를 설립하고, 가족들과 함께 망고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프로푸드는 필리핀에 4개의 대규모 망고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세부 공장의 면적만 축구장 면적(7140㎡)의 25배인 17만5000㎡에 달한다.

프로푸드가 불과 3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세계 최대 망고 가공업체로 발돋움한 비결은 뭘까. 기자에게 공장을 안내해준 프로푸드 직원들은 하나같이 연구개발(R&D)과 품질 관리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필리핀에선 별도 생산시설 없이 망고를 강한 햇빛에 말려 제품으로 가공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우이 회장은 델몬트, 네슬레, 코카콜라 등 글로벌 가공업체 벤치마킹을 통해 해외에서 고가의 생산 시설을 들여왔다.

공장으로 들어온 망고는 먼저 숙련된 근로자의 눈을 통해 불량 여부가 가려진 후 망고 껍질을 벗기는 단계로 넘어간다. 망고 껍질은 기계가 아닌 사람이 벗긴다. 망고 한 개 껍질을 벗기는 데 3초가량 걸린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망고 껍질을 벗기는 근로자들의 등 뒤엔 하나같이 번호가 새겨져 있었다. 프로푸드 관계자는 “다음 과정에서 망고 껍질이 제대로 벗겨졌는지 개별 근로자에게 부여된 번호에 따라 확인이 가능하다”며 “성과가 뛰어난 근로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껍질이 벗겨진 망고는 말린 망고, 음료수, 초콜릿, 아이스크림, 과자 등으로 가공된다. 가공제품군마다 마련된 별도 연구실에선 제품을 연구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7000여명에 이른다. 개별 공장 기준으로 필리핀 최대 규모라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프로푸드 근로자들이 한 달에 받는 평균 월급은 1만5000원페소로,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36만원 정도다. 프로푸드 관계자는 “숙련도와 업무 분야에 따라 월급 차이가 크다”며 “세부에선 프로푸드 공장에 입사하기 위한 청년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세부=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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