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영유권 인정 못해…작전 정례화할 것"
중국, 군함 2대 투입해 맞대응…"경거망동 말라"
[ 워싱턴=박수진 / 베이징=김동윤 기자 ] 미국 해군이 27일 ‘동남아시아의 화약고’로 불리는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제도) 인공섬 근해로 구축함을 진입시켰다. 이 지역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이 미국 측에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강력 항의하면서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직접적인 충돌은 피했으나 주요 해상 교역로이자 자원의 보고(寶庫) 남중국해를 둘러싼 양국 간 제2, 제3의 충돌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한 달 만에 위기
AFP통신과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7일 오전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정박해 있던 미국 해군 소속 이지스 구축함 ‘라센호’(DDG 82·사진)가 중국이 인공섬을 건설 중인 남중국해 난사군도 수비환초(중국명 주비자오·渚碧礁) 인근 해역 12해리(약 22.2㎞) 이내로 진입해 항해했다. 라센함 항해에는 미 해군 대잠초계기 P-8A와 P-3가 투입됐다. 중국도 미사일 구축함 란저우호와 타이저우호를 통해 군사적으로 맞대응했다.
중국이 지난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기 시작한 이후 미 군함이 인공섬 근해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인공섬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남중국해를 비롯한 모든 공해상에서 ‘항행(航行)의 자유’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지난달 25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은 국제법이 허락하는 어디에서든 항해하고 비행하며, 작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 해군 구축함의 난사군도 근해 항해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장관은 “미국 측에 마땅히 심사숙고해 행동할 것을 권고한다”며 “경거망동함으로써 공연히 말썽거리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주하이콴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도 “항해와 비행의 자유를 구실로 삼아 자국의 무력을 과시하고 다른 나라 주권과 안보를 약화시켜선 안 된다”고 비난했다.
○교역로·자원 보고 둘러싼 분쟁 지속
인공섬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미 해군의 남중국해 진입은 베트남과 필리핀이 난사군도에 건설한 시설물도 정찰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해당 수역에서 정례적으로 작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일본은 즉각 미국 편을 들고 나섰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 活?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에 관해 하나하나 논평하는 것을 삼가고 싶다”면서도 “현상을 변경해 긴장을 높이는 (중국의) 일방적인 행동이 국제사회의 공통적인 우려사항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중국해는 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해상 교역로일뿐 아니라 500억~2000억배럴의 원유와 3조8000억㎥의 천연가스, 중국이 120년간 쓸 수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일명 ‘불타는 얼음’) 등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자원의 보고다.
중국과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7개국이 각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원유 매장이 확인된 1968년 이후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워싱턴=박수진/베이징=김동윤 특파원 psj@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