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 특허도전 기업들의 연이은 사회공헌 공약...정작 심사에선 '무용지물'

입력 2015-10-27 19:46   수정 2015-10-30 17:14

심사평가에선 '운영능력'과 '관리역량'에 높은 배점
선심성 공약 남발하며 여론몰이 중인 기업들...홍보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해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심사를 앞두고 면세 특허에 도전한 기업들이 앞 다투어 무리한 사회공헌금액을 내걸며 여론전이 한창지만, 정작 특허심사에서는 '중소기업 및 지역 상생'과 '사회환원'관련 분야의 점수가 큰 의미 없는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이 영업이익의 10%, 2,000억 원 등 거액을 걸며 자사에 유리하도록 여론몰이 중이지만, 정작심사를 주관하는 관세청이 위 항목에 대한 기업들 간의 점수 차이를 거의 두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d1027 사진=김형훈기자/지난 7월 10일 인천공항세관에서 서울시내면세점 입찰결과를 발표 중인 이돈현 차장

한 특허 심사관련 관계자는 "업체들이 하루걸러 상생과 사회 환원 공약을 발표하는데, 실제로 심사에서 지역상생과 사회 환원 점수는 업체들 간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 7월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심사서도 해당 분야 점수는 지원 기업별로 거의 비슷했다"며 "면세사업 운영에 있어 중요한 부분은 운영능력과 관리역량이다. 이번 11월 심사에서도 이 부분이 심사의 핵심 변별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허를 획득한 기업이 약속했던 공약을 실천하게 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심사 시 미래에 대한 계획만으로 점수 차를 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기업들이 밝힌 사회 환원과 중소기업 상생 부분이 특허 획득 이후 법적 강제사항이 아닌데 문제가 있다. 입찰에서 특정 기업이 특허를 획득 한다고 하더라도 "보세판매장운영에 관한 고시(2015.7.1 개정)"에는 해당 사항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특허를 획득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기관이나 법적 근거가 없어 '되면 좋은 것이고 안 되더라도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허심사가 임박한 현 시점에 기본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게다가 지난 7월에 있었던 심사 과정에서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 hdc신라도 명품유치와 관광산업발전 방안 등 특허심사 관련 사업계획을 제출했지만, 7월 10일 심사 결과 발표 이후 현재 면세점 오픈이 한 달 반 가량 남은 상황에서 제출된 사업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각계에서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브랜드 유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로 최근 매장을 확장하고 100억 원을 들여 ICT기술을 기반으로 물류시스템을 재정비한 SK네트웍스도 1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처럼 면세점 심사에서는 물류와 관리능력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판매하는 모든 물품을 사입해야 하고, 물건 하나하나가 보세품으로 관리되는 면세점의 특성 상 전문적인 물류체계와 재고관리시스템, 관련지식을 보유한 인력 등이 추가로 확보돼야만 한다. 사회공헌, 상생 등에 큰 의미를 두기 어좆?것도 이 때문이다. 관세청에서도 이를 고려해 지난 신규면세사업자 선정에 운영인의 경영, 관리능력에 배점을 높인 투자촉진안을 채택했고, 이번 심사역시 마찬가지로 진행될 예정이다.
결국 업체들이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선 사회공헌과 상생으로 여론의 눈을 돌리기보다는 경영능력과 관리역량에 초점을 맞춘 플랜을 제시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참여한 기업들이 진정 면세산업을 발전, 확대시키기 위한 방안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이끌어가기 위한 관리역량과 운영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백진 한경닷컴 면세뉴스 기자 baekjin@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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