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가 재고 등 공급망 관리하면 해외서 주문
빅데이터로 시장분석 … "내년 1000억 매출 목표"
[ 유하늘 기자 ]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한국은 프랑스에 이은 수출 2위국이다. 올해 1~7월 기준 3억7083만달러(약 4250억원)어치를 수출했다. 한류 바람 덕분에 화장품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5배 늘었다.
하지만 자본력을 갖춘 일부 기업 외에는 중국에서 마케팅을 하기 쉽지 않다. 짝퉁 제품이 많고 중간 도매상의 가격 후려치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서다. 상당 규모의 수출 물량은 중국인 보따리상을 통해 넘어간다. 체계적 판매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지켜보던 이재호 대표(32)는 2014년 7월 중국 역직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비투링크를 세웠다. 화장품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을 구축해 한국 업체들의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진출을 돕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화장품 큐레이션 업체 ‘미미박스’를 공동 창업한 경험이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 화장품업체 담당자들과 교류하며 친분을 쌓아온 게 창업 밑거름이 됐다.
○화장품 B2B 플랫폼 직접 구축
비투링크는 LG생활건강 스킨푸드 등 131개 한국 화장품업체와 도매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 업체에서 제품을 구매해 중국 최대 뷰티·패션 온라인 쇼핑몰인 브이아이피닷컴(vip.com) 등 중국 14개 업체, 동남아시아 3개 전자상거래 업체에 공급한다.
모든 거래는 비투링크가 개발한 온라인 화장품 B2B 플랫폼 ‘E-SCM(가칭)’을 통해 이뤄진다. 중국 업체는 플랫폼을 이용해 제품별 가격, 재고 등을 확인해 한국 업체에 주문한다.
한국 업체는 이를 통해 판매 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거래 빅데이터를 분석해 한·중 온라인 화장품 유통시장 리포트를 컨설팅 업체 등에 유료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의 한 쇼핑몰 업체에서 1000억원 규모의 독점계약 제의가 왔으나 거절한 것도 시장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이유에서였다.
중국 개인 소비자도 직접 공략한다. JD·수닝 등 대형 오픈마켓 사이트에 입점하고,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 ‘싱라라’도 운영하고 있다. 빠른 시간에 저렴한 비용으로 배송하기 위해 지난 6월 중국 최대 물류업체인 순펑하이타오와 제휴를 맺었다.
○시장 분석 능력이 경쟁력
창업 멤버인 이소형 이사(32)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맥킨지에서 4년간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글로벌 감각을 익혔다. 박현석 이사(28)는 강남 성형외과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마케팅한 경험이 있다. 중국인 소비심리를 분석하는 데 자신이 있다.
이들은 창업 전 3개월간 온라인 쇼핑몰·화장품업체 담당자를 면담하는 등 치밀하게 시장조사를 했다. 결론 ?‘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은 한 가지 전략만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고객층이 사이트별로 명확히 구분돼 있기 때문이다. 이후 각 사이트에 맞는 브랜드를 찾아 연결하는 맞춤형 영업을 펼쳤다. 마스크팩이 주력 상품인 ‘스킨천사’는 이런 마케팅 기법 덕분에 현지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다.
회사 측은 올해 200억원 정도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이 대표는 “매출 증가 속도에 비춰 내년엔 1000억원대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 도매상 역할을 넘어 빅데이터를 활용한 B2B 플랫폼을 제공하는 게 비투링크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제휴업체 수를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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