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부터 디자인까지 노후화된 이미지 대변신
"고기능성 스포츠 웨어로 20~30대 젊은층 잡겠다"
아웃도어·캐주얼은 철수
[ 임현우 기자 ] “휠라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지만 최근 ‘식상한 브랜드’로 정체에 빠졌던 게 사실입니다. 이번 변신을 계기로 과거의 영광을 꼭 재현할 겁니다.”(김진면 휠라코리아 사장)
스포츠의류 브랜드 휠라가 국내 진출 23년 만에 브랜드 이미지를 전면 개편하고 ‘제2의 전성기’를 노린다. 휠라코리아는 29일 서울 가양동 한일물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사업전략을 공개했다.
휠라는 1911년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스포츠의류 브랜드로 한국에는 1992년 진출했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아래 사진)이 2007년 글로벌 사업권을 인수해 휠라코리아가 70여개국의 사업을 총괄하는 본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법인이 해외 본사를 역(逆)인수한 대표 사례로 꼽히며 승승장구하다가 지난 몇 년간 침체를 겪어왔다. 아웃도어 의류가 급성장하면서 스포츠시장을 잠식한 데다 뉴발란스, 데상트 등 후발주자들의 공세에 영향을 받았다.
윤 회장은 지난 4월 삼성물산 패션부문(당시 제일모직) 전무 출신인 김진면 씨를 사장으로 영입해 브랜드 개편 작업을 맡겼다. 김 사장은 제일모직에서 10여년간 함께 일한 유명 디자이너 정구호 씨를 오랜 설득 끝에 6월 부사장으로 데려왔다.
5개월간의 개편 작업을 거친 휠라는 스포츠의류의 기능성을 강화하면서 한층 젊은 디자인을 불어넣은 이른바 ‘스타일리시 퍼포먼스’ 브랜드로 새단장했다.
달리기, 걷기, 트레이닝, 필라테스 등 일상적인 운동에 적합한 의류를 늘리고 전문가를 위한 고기능성 상품도 내놓는다. 새 브랜드 로고(사진)는 빨간색을 빼면서 날렵한 느낌이 나도록 했고, 매장 인테리어도 미래지향적인 느낌으로 개편한다. ‘휠라’라는 이름만 남기고 모든 것을 바꾼다는 각오다.
정 부사장은 “브랜드가 노후화하면서 매출의 대부분이 30~50대 고객에게서 나오고 있다”며 “핵심 고객층 연령을 20~30대로 낮추겠다”고 말했다. 스포츠의류로서 ‘이미지 관리’에 도움이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접기로 했다. 지난달 ‘휠라 아웃도어’ 사업 철수를 발표한 데 이어 내년부터 캐주얼 스웨터, 액세서리 가방 등도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김 사장은 “아웃도어 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고, 일상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애슬레저’ 트렌드가 떠오른 만큼 휠라가 다시 뜰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7935억원(연결기준)의 매출을 올린 휠라코리아는 이 중 약 4000억원인 국내 매출을 2020년 8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해마다 두 배씩 성장하고 있는 중국 사업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해외 사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 사장은 “국내 스포츠의류 시장에서 나이키, 아디다스와 함께 빅3에 재진입할 것”이라며 “현재 1조2500억원 수준인 기업가치도 5년 안에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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