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이 가뭄으로 몸살인데 4대강 16개 보(洑)에는 7억2000만t의 물이 넘실대는 극과 극의 풍경이다. 이는 1차 본류 정비 이후 2차 지류·지천사업 예산이 국회에만 가면 전액 삭감된 탓이다. 여당과 정부도 긁어 부스럼을 만들까봐 3년이나 방치했다. 고속도로만 완공해 놓고 진출입로는 안 만든 것처럼 반쪽 치수사업이 된 것이다. 뒤늦게 안희정 충남지사가 가뭄 지역에 4대강 물 활용을 건의하면서 논의 물꼬를 텄다. 그러나 야당과 환경단체, 좌파 언론들은 수질, 비용 등 갖은 이유를 들어 4대강 흠집내기에만 혈안이다.
이명박 정부의 상징과도 같은 4대강 사업은 지금도 정치적 반감이 적지 않다. 돈도 많이 든다. 4대강에 22조원이 들었는데, 2차 사업에 20조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내년 봄까지 큰비가 없다고 한다. 저수율 20%인 보령댐은 내년 1월께 바닥난다. 4대강이 싫다고 기우제를 지낼 수는 없다. 안희정 지사도 비겁하다. 그는 4대강 물을 활용하자면서도 “4대강 반대 입장은 변함없다”고 꼬리표를 달고 있다. 한 번 각인된 감정은 그렇게 극복하기 어렵다. 아니 한국의 좌파그룹은 지난 70년간 단 한 번도 국책 SOC사업에 찬성한 적이 없다. 비가 내리고 안 내리고는 하늘의 일이지만 이 과학의 시대에 홍수나 가뭄 피해는 전적으로 인재(人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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