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장·물가 전망 낮추고도…추가 양적완화 '실탄' 아낀 구로다

입력 2015-10-30 18:17  

추가 '돈 풀기' 미룬 일본

연 80조엔 푸는 금융완화 수준 유지키로
"물가기조 변화 땐 주저 없이 추가 완화할 것"
추경 3조엔 이상 검토…재정으로 경기부양



[ 서정환 기자 ] 시장에서 예상했던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 완화는 없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30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간 80조엔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는 지금의 금융완화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둔화를 이유로 ‘물가상승률 2%’ 목표 달성 시기를 늦췄지만 물가 상승 흐름은 ‘착실히’ 유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기조에 변화가 있으면 주저없이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향후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물가 상승 둔화는 저유가 탓

구로다 총재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유가 하락 영향을 제외하면 물가 상승기조는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총무성이 발표한 신선식품을 제외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1% 하락하며 2013년 4월 양적 완화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연속 떨어졌다. 하지만 탉굵컸같?에너지를 제외한 소비자 물가는 0.9% 상승했다.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정·재생상도 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는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 것 같다”며 일본은행의 물가 판단을 거들었다.

일본은행은 이날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을 각각 하향조정했다. 2015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1.7%에서 1.2%로, 2016회계연도는 1.5%에서 1.4%로 내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015회계연도는 0.7%에서 0.1%로, 2016회계연도는 1.9%에서 1.4%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이 목표로 제시하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2%’ 달성 시기는 ‘2016회계연도 초반께’에서 ‘2016회계연도 후반께’로 6개월가량 미뤄졌다. 구로다 총재가 처음 양적 완화에 나설 때 말한 ‘2년 정도’의 시기보다 2배가량 길어지는 것이다. 구로다 총재는 “신흥국 경제 둔화와 유가 하락의 장기화 등 영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은 여전

시장에서는 당초 이번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등의 방식으로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2월 추가 양적 완화를 강력 시사한 데다 중국 인민은행도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일본은행도 ‘돈 풀기’에 동참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ETF는 일본은행의 보?戮?시장 전체의 50%를 넘고, 국채의 경우 시중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추가 양적완화에 신중해졌다는 분석이다. BNP파리바에 따르면 일본은행의 전체 발행잔액 대비 국채 보유비중은 6월 말 28.5%로, 내년 말에는 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일본은행이 추가로 늘릴 수 있는 국채 매입 규모가 연간 10조~20조엔 정도인 상황에서 섣불리 추가 양적 완화 ‘카드’를 꺼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올 연말이나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다시 수정할 내년 1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양적 완화를 결정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엔 ‘실탄’을 아꼈지만 구로다의 바주카포는 언제든 쓸 수 있도록 ‘안전핀’이 뽑혀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표현했다. 구로다 총재의 양적 완화를 ‘돈을 마꾸 쏜다’는 의미에서 휴대용 대전차 무기인 바주카포에 빗댄 것이다.

한편 일본 정부가 3조엔 이상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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