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자금도 점점 말라가
[ 나수지 기자 ] ‘젭 부시의 존재감이 모두 날아갈 위기에 처했다.’
미국 CNN방송은 30일 미 대통령선거 공화당 후보 경선 3차 TV토론회 결과를 이렇게 평가했다. 한때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혔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사진)가 3차 TV토론회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함량 미달’이란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을 지낸 아버지와 형 덕에 든든했던 ‘돈줄’까지 마르고 있다.
어설프게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공격한 게 패착이었다. 부시 전 주지사는 루비오 의원이 대선출마 선언 후 의회 표결에 58차례 불참한 점을 지적하며 “당신이 상원의원이라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루비오 의원은 공격을 예측한 듯 점잖게 응수했다. 그는 “누군가 나를 공격하라고 조언한 것 같은데, 나는 대통령이 되려고 출마한 것이지 당신과 싸우려고 나선 게 아니다”며 “나를 공격해도 부시 전 지사를 존경할 것”이라고 답했다. 답변이 끝나자 청중석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인터넷 매체 뉴스맥스가 토론회 직후 한 설문에선 응답자의 0.31%만 부시를 토론회의 승자로 꼽았다. 10명 후보 중 꼴찌였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전 지사가 ‘정치적 제자’인 루비오 의원을 공격하는 그답지 않은 일을 벌였다가 손해를 입었다”고 평가했다.
선거자금도 말라가고 있다. 부시 전 주지사는 수십년간 이어온 부시 가문의 후광을 업고 선거자금을 1억달러(약 1130억원) 이상 모았다. 다른 공화당 후보의 두세 배에 달한다. 그러나 이미 86%를 썼다. 최근 모금 속도도 느려졌다.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는 CNN을 통해 “부시는 토론회 내내 함량 미달이었다”며 “당장 변하지 않는다면 유권자가 그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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