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한방에 모든 질병 예방 등 연구 중
"32개 학술지 구독…다독이 발명의 비결"
[ 임근호 기자 ] 미국에서 지금까지 발명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은 누굴까? 지난 82년간 이 명성을 지켜왔던 토머스 에디슨의 기록이 올해 깨졌다. 미국 특허전문기업 인텔렉추얼벤처스(IV)에서 일하는 로웰 우드 수석발명가(사진)가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1085번째 발명 특허를 인정받으면서다. 이전 에디슨의 기록은 1084개였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최근호 ‘F학점 학생이 어떻게 미국 최고 발명가가 되었나’란 제목의 기사에서 우드의 삶을 조명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3000개가 넘는 우드의 특허가 특허청 심사를 기다리고 있어 우드에게 주어진 ‘미국 최고 발명가’란 타이틀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74세인 우드는 IV에서 발명가들로 이뤄진 연구팀을 이끄는 수석발명가다. 뇌진탕을 막는 헬멧, 한 번에 수십개의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 공기 저항을 획기적으로 줄인 초고속 비행기, 초고효율 원자력 발전기 등이 그가 개발 중인 발명품들이다.
IV의 투자자 중 한 명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다. 이런 까닭에 우드는 빌&멜린다 게이츠재단과의 협업도 많이 해왔다. 협업에 따른 대표적 발명품이 아프리카 같은 오지에서도 백신을 한 달 이상 차갑게 유지하는 저장용기다. 휴대용 음료 냉장통 크기의 이 저장용기는 우주선에 쓰이는 단열 기술을 활용해 전기 공급 없이도 한 달 이상 차가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배설물을 즉각 무해한 상태로 바꿔주는 화장실도 그의 발명품이다. 하수 처리시설이 열악한 저개발국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MS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네이든 미어볼드 IV 공동창업자는 “똑똑한 사람을 많이 알고 있지만 우드에겐 비할 바가 못 된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우드 자신은 “반복과 노력에 의한 것”이라며 “천재와는 거리가 멀다”고 극구 부인한다. 그는 어떤 수업을 듣든 첫 시험에선 거의 꼴찌였다. 하지만 배운 내용을 반복해 공부하면서 점점 성적을 높여 나갔다. 이런 식으로 남들보다 이른 16세의 나이에 UCLA에 입학했고, 화학과 수학을 공부한 뒤 대학원에 진학해 천체물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가 본격적으로 발명가의 길을 걸은 것은 2006년 은퇴하고 나서였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시절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에서 소련에 대항하는 방위 시스템 구축 계획인 ‘스타워즈 프로젝트’ 등을 담당했던 그는 은퇴 후 네이든 미어볼드와 빌 게이츠를 만나면서 IV의 수석발명가로 일을 시작했다.
우드는 많은 발명을 할 수 있었던 비결로 다독(多讀)을 첫 번째로 꼽았다. 그는 50여전 전부터 ‘피지컬 리뷰 레터스’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등 32개에 이르는 학술지 ?구독해 읽고 있다. 그는 또 기억력을 높이기 위해 따로 ‘할 일 목록’을 적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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