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CJ헬로비전 인수에 중소형 케이블社 주가 '들썩'

입력 2015-11-02 11:49   수정 2015-11-02 15:07

[ 노정동 기자 ]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계기로 중·소형 케이블 업체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의 판도가 이번 인수를 통해 재편된 가운데 향후 대형 사업자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3~6위권 업체들을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 SKT, CJ헬로비전 인수로 KT와 양강구도 구축

SK텔레콤은 2일 CJ오쇼핑의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CJ오쇼핑이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지분 23.9%에 대해서도 향후 두 회사 간 콜 옵션(주식매수선택권)과 풋 옵션(주식매도선택권)을 통해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 후 SK브로드밴드와 합병도 추진한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TV와 유선인터넷망 사업을 하는 SK텔레콤 자회사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를 통해 단숨에 KT에 이어 유료방송 시장에서 2위 사업자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 1위는 KT스카이라이프로 약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CJ헬로비전(15%), SK브로드밴드(12%)가 2위와 3위에 올라 있고 티브로드, 씨앤앰, LG유플러스, CMB, 현대에이치씨앤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이 예정대로 이뤄진다면 유료방송 시장에서도 통신 '양대 공룡'인 KT와 SK텔레콤의 2강 구도가 형성된다.

CJ헬로비전은 알뜰폰시장에서도 8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1위에 올라 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88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에서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텔링크의 가입자 83만명과 CJ헬로비전의 가입자 86만명을 더하면 169만명의 가입자 기반을 갖추게 된다. 알뜰폰시장의 약 30%를 확보하는 셈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MVNO 가입자 88만명으로 이 시장 1위 뿐 아니라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 50%도 회복할 것"이라며 "기존 SK브로드밴드와 합쳐 케이블TV 가입자 730만명을 확보, 유료방송 시장 경쟁력도 급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현대HCN, 장중 20% 넘게 폭등…"중소형社 M&A 가능"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여전히 공급이 초과하고 있는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어 시장 진입이 어려운 반면 해외 진출도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유료방송 사업자가 예상 가능한 수익 이상의 실적을 내기 위해선 정부의 규제 완화와 사업체 간 통합 만이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 마디로 기업이 할 수 있는 건 업계 내 규모의 경제 실현 밖에 없다는 얘기다.

문지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내수의 제한된 시장에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큰 효과를 발휘하는데 현재 유료방송 산업에 대한 규제는 어느 정도 완화된 상태"라며 "향후 민간 인수합병(M&A)을 통한 통합화 흐름이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는 CJ헬로비전 외에 티브로드(325만명), 씨앤엠(237만명), CMB(150만명), 현대HCN(134만명)이 있고 그외 개별 사업자 10개사가 총 190만명 가량의 유료방송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현대에이치씨엔이 장중 전 거래일보다 24.54%까지 치솟는 등 인수합병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4위 사업자인 티브로드의 최대주주는 태광, 5위 씨앤엠의 최대주주는 MBK파트너스와 맥쿼리다.

문 연구원은 "앞서 미국에서도 대형사들의 인수합병으로 2011년부터 가입자당 매출액(ARPU)이 현저하게 증가했다"며 "향후 국내에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소형사 인수합병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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