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 찍힌 K-기업, 탈출구는①] 현대·기아차 신흥국서 브레이크 걸렸다…향후 대책은?

입력 2015-11-02 13:34   수정 2015-11-06 07:26

신공장 증설로 수요 확대…TPP 타결로 수출길 다변화 기대
선진국·신흥국 모두 시장 상황 '맞춤형'으로 대응 필요



한국 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도 기회로 삼아 이겨냈던 한국 기업들이 말이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은 선진국의 부진에도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선전해왔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부진과 현지 기업들의 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텃밭이었던 신흥국 시장에서도 점차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은 창간 16주년을 맞아 한국 기업들이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봤다. [편집자 주]

[ 김정훈 / 김봉구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그동안 잘 달려왔던 신흥국 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감소로 성장세가 꺾였고, 여타 신흥 시장도 이종통화 약세로 수출 여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수요 회복으로 판매량이 늘었지만 점유율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 믿었던 브릭스 직격탄…인도만 웃었다

올해 3분기까지 현대차의 브릭스 4개국 판매대수는 134만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감소했다. 올들어 12% 성장한 인도를 제외한 나머지 3국에선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선 저가 공세에 나선 토종 업체에 밀리면서 10.8% 감소했고 브라질과 러시아 판매량도 10% 이상 떨어졌다.

경영실적을 개선하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4~5공장을 짓는 중국에서의 사업 부진과 유로화, 루블화 등 이종통화 약세는 고스란히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 3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1조5039억원으로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에도 신흥국은 올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 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선 인센티브를 늘리고 가격을 낮춰 점유율을 올리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의 경제가 어렵고 현지 환율이 하락하면서 손익 측면에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현지 조달 비중을 늘리고 환율 부담에서 오는 손익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흥국의 경제 불안이 지속될 경우 '제2의 브릭스'를 찾는 것도 관건이다. 기아차가 내년 상반기 신공장을 준공하는 멕시코 등이 대표적인 지역이다. 앞으로 자동차 생산 세계 5위 국가로 부상할 멕시코는 현대·기아차가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해야 한다. 올해 멕시코의 자동차 생산은 작년보다 10% 늘어난 350만대 규모로 예상된다. 오는 2017년 400만대, 2020년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북중미 공장 증설 '기회로'…인도·러시아는 '투자 지속'

현대·기아차는 현재 추진 중인 신공장 증설이 완료되는 시기에 시장 확대를 노려볼 만하다. 미국의 경우 향후 픽업트럭 출시와 앨라배마 2공장 증설 작업이 끝나면 북미 점유율 목표인 10% 고지를 향해 성장 동력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로 수출길이 넓어진 것도 미 2공장 증설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TPP 타결로 북미 생산 차량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무관세로 수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미국과 멕시코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기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가 올해 두자릿 수 성장세를 기록중인 인도는 추가 생산 여력이 필요한 곳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2개의 공장을 돌리면서 연간 최대 70만대 생산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현지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가 큰 인기를 끄는 등 추가 생산력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크레타는 최근 3개월간 인도 SUV 시장에서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인도 3공장 증설 시기를 언제 잡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 러시아의 자동차 시장 침체에도 현지 공장의 3교대 근무를 유지하는 등 어려울수록 투자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러시아 공장에 1억 달러를 투자해 신흥국 전략 차종인 크레타의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크레타는 지난 8월 인도 시장에 출시된 이후 시장에 안착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크뮴맛?판매 지역 다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 '현지화+기술력' 같이 가야…한류마케팅·IT기술 접목도

현대·기아차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중국 판매 부진을 이겨내기 위한 대책으로 신차 비중 및 중소형 차급 확대를 꼽았다. 중국 정부가 배기량 1600㏄ 이하 소형차 구매세 인하 정책을 시행하자 주력 모델에 1.6L 터보 모델 추가 등으로 대응할 방침을 정했다. 중국 토종 업체와 싸워 가격 경쟁력을 가질 저가형 모델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미국과 유럽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장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럽과 미국 시장의 판매 확대를 위해선 까다로운 환경 및 안전 규제의 벽을 넘어야 하고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다양한 친환경차 개발이 필요하다"며 "특히 유럽 시장은 디자인 기술이 시장 확대에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 수준은 제각기 다르다"면서 "시장별 소비자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 사양 및 기술 개발이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류를 활용해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젊은 세대에게도 어필할 수 있도록 융합 비즈니스를 좀더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에서도 타깃형으로 세대 맞춤형 마케팅을 잘해서 영업 기술이나 소비자 분석 등을 더 세밀하게 추진해야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리한 신공장 증설에 앞서 기술력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문식 한국자동차공학회장은 "세계 차 시장에서 자동차 공학 기술이 이젠 중요한 단계가 됐다"며 "해외시장 영역 확대에 앞서 첨단 신기술을 요구하는 정보기술(IT)과 접목된 기술력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훈/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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