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신화' 진대제·이현순, 서울대 강단 선다

입력 2015-11-02 18:17  

국내 첫 공학전문대학원 내년 개교…객원교수로 영입

'미래 CTO' 키운다
산업체 3년 이상 경력자 대상 산업현장 프로젝트 위주 교육
수요자 맞춤형 공학인재 양성…기존 300여명 교수진도 활용



[ 오형주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이현순 두산 부회장(전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서울대에서 강의한다.

서울대 공과대학은 진 회장과 이 부회장을 내년 3월 개교하는 공학전문대학원의 객원교수로 영입했다고 2일 밝혔다. 국내 최초로 설립되는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은 산업체 등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를 대상으로 2년(4학기)간 교육한 뒤 공학전문석사 학위를 수여하는 과정이다. 지난 9월 교육부의 인가를 거쳐 이달 중순부터 신입생 80명을 모집한다.

진 회장과 이 부회장은 국내 대기업에 재직하며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래 산업변화 대응전략’ 등의 과목을 맡는다. 진 회장은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까지 삼성전자에?세계 최초로 64·128메가D램, 1기가D램 등의 개발을 주도하며 한국의 D램 반도체 세계 1위 신화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이 부회장은 현대차가 1991년 국내 첫 독자 기술로 제작한 자동차 엔진 ‘알파’의 산파 역할을 했고, 2011년까지 연구개발총괄 부회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CTO다.

공학전문대학원은 이번에 새로 영입한 외부 전문가들과 300여명의 기존 교수진을 활용해 학생을 파견한 기업의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교육을 할 계획이다. 이건우 서울대 공대학장(공학전문대학원장)은 “기존 공학교육이 학과·전공 구분에 따라 공급자 위주로 이뤄진 반면 공학전문대학원은 기업의 요구에 따라 여러 전공 분야를 결합하는 수요자 중심 교육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산업현장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예컨대 해양플랜트와 육상을 연결하는 해저 배관 설계 프로젝트는 조선해양·기계·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윤우 공학전문대학원 창립준비단장(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은 “각 분야 교수들이 배관 설계에 필요한 유체역학, 부식, 침전 등과 관련한 지식과 노하우를 2년간 도제식으로 집단 지도할 것”이라며 “교육과 문제 해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이 자체가 산학협력 과제를 수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교육과정은 ‘자유학기제’를 도입해 기업 실정에 맞는 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집중이수형’은 먼저 1년간 공학도를 위한 물리·화학 등 기초과목과 공정·제조, 설계, 연구·기획 등 선택 교과목을 이수한 뒤 남은 1년 동안 현장 프로젝트 수행에 전념하는 방식이다. ‘분산이수형’은 2년간 교과목 이수와 프로젝트 수행을 병행하는 과정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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