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동 안 될 때 효과
리듬·템포 제대로 맞춰야
왼쪽 무릎 밀리면 안돼
[ 이관우 기자 ]
지난 1일 서울경제·문영퀸즈파크레이디스클래식에서 통산 5승째를 챙긴 김혜윤(26·비씨카드)의 별명은 ‘스텝 김’이다. 드라이버 스윙 때 양쪽 발을 왼쪽, 오른쪽으로 디디는 독특한 스윙이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클럽 후원사인 혼마는 캐디백에 아예 ‘스텝 김’이라는 문구를 새겨줬다.
세계 남녀골프투어에서 그만이 유일하게 구사하는 스텝 스윙은 10년 전 우연히 찾아낸 기술이다. 비거리를 고민하던 고등학교 1학년 때 연습용 스윙을 실전에서 휘둘렀는데 거리가 15m 이상 늘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게 ‘스텝의 여왕’으로 거듭난 계기다. 그는 중3 때 아파트 20층을 모래주머니까지 차고 하루 다섯 번 오르내리며 체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 그런데도 비거리는 또래 선수들보다 10~20m 짧았다. 퍼팅, 아이언 정확도 1~2위를 다투던 그에게 최대 콤플렉스는 드라이버였다.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비아냥마저 듣게 했던 스텝 스윙은 이제 그에게 5승을 가져다준 수훈갑이 됐다.
스텝 스윙을 주말 골퍼들도 구사할 수 있을까. 김혜윤은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할 때 체중 이동이 잘 안되는 분이라면 응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간단치 않다. 리듬과 템포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스텝이 엉키기 때문이다. 요령이 있다. 오른발을 처음 내딛는 순간부터 테이크어웨이를 시작하라는 것. 주의해야 할 것은 백스윙 톱 단계 직전 왼발을 목표 방향으로 20㎝가량 내딛는 동작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상하체의 꼬임을 극대화해 힘을 축적하기 위해서다. 임경빈 프로는 “비거리를 늘리려면 꼭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왼발을 내디딜 때 무릎이 밀려나가지 않게 잡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왼발 축으로 지면을 단단히 디디고 버텨야 힘이 소실되지 않는다. 김혜윤은 “익숙하게 구사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스윙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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