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글로벌 주식시장 뒤흔들 최대의 위험 요인"

입력 2015-11-02 18:56  

KIC '글로벌 공공펀드 공동투자협의체' 연례 총회…세계 투자 거물들 참석

미국 Fed,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해 당분간 금리 못 올릴 듯
중국 성장동력, 소비로 전환…이민자 문제 등 지정학적 위기 커
세계 전체 아닌 개별 국가 봐야



[ 유창재 / 허란 기자 ]
케네스 그리핀 시타델 창업자 겸 대표는 “인플레이션이 향후 세계 주식시장의 조정을 촉발할 수 있는 최대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투자공사(KIC)가 2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주최한 ‘글로벌 공공펀드 공동투자협의체(CROSAPF)’ 연례총회에서다.

그리핀 대표는 “미국 중앙은행(Fed)은 인플레이션이 가시화할 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실업률이 낮아 인플레이션이 발생해도 걱정할 것 없다는 시각도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실업률이 40%에 달한다”며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돼 금리를 갑자기 올리면 금융시장에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타델은 운용자산이 250억달러(약 28조5000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글로벌 자산운용업계 거물들은 Fed가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은 “경기부양을 위해선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함께 작동해야 하는데 미국은 정치권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재정정책을 못 쓰고 있다”며 “Fed가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꺼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등 이미 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 인상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Fed가 당분간은 (금리를 인상해) 경기를 위축시키려고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시장을 엄습하고 있는 불확실성에 우려를 쏟아냈다. 글렌 오거스트 오크힐어드바이저스 대표는 “중국의 경착륙 우려는 다소 진정됐지만 정부 목표대로 6.5%의 성장률을 이어가더라도 성장의 질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성장의 중심을 투자에서 소비로 전환하고 있어 중국에 산업재를 수출하는 유럽, 원자재를 수출하는 신흥국들은 당분간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찰스 달라라 파트너스그룹 부회장은 곳곳에 도사린 지정학적 위기를 지적했다. 그는 “40년 동안 투자업계에 있었지만 지금처럼 지정학적 위기가 컸던 적은 없었다”며 “예를 들어 하루에 1만명에 육박하는 이민자들이 독일로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에서 이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상상조차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을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시각도 많았다. 슈워츠먼 회장은 “블랙스톤이 투자한 중국 쇼핑몰 매출은 올해에만 16% 늘었다”며 “많은 사람이 중국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소매 등 일부 영역에서는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 아이폰이 중국에서 얼마나 많이 팔리는지 보라”며 “중국 내 투자 기회는 여전히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라질 시장도 5~10년 장기적으로 보면 좋은 저가 매수 기회가 널려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켄드릭 윌슨 부회장 역시 “세계 전체가 아니라 개별 국가를 봐야 한다”며 “인도, 멕시코 등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나라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창재/허란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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