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주문하는 순간
어떤 쿠팡맨이 몇 번째로 배송할지까지 자동 결정
"너무 이상적 구상" 우려도
[ 강영연 기자 ] “아마존이 한국에 와도 두렵지 않은 기업을 만들겠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거래업계 대형 업체들에 밀리지 않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해 유통의 판을 바꿔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로켓배송’을 통해 사이트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주문한 뒤 배달받는 일련의 과정을 최적화하는 전자상거래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로켓배송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쿠팡의 서비스는 배송뿐만 아니라, 유통 전 과정의 효율을 높여주는 종합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접속 때부터 ‘로켓배송’ 가동
로켓배송은 소비자가 홈페이지를 여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접속자의 나이, 주소 등의 정보와 함께 기존 구매 내용, 자주 검색하는 상품 등의 정보를 분석해 추천상품을 제시하는 것은 기본이다.
갑자기 추워져 겨울 외투가 많이 팔리기 시작하면 쿠팡의 물류창고에서도 겨울 외투를 앞쪽으로 배치한다. 또 주문과 결제가 끝나면 어떤 트럭이 어느 물류센터로 가서 어떤 순서로 물건을 실어 배송하라는 지시가 쿠팡맨(배송기사)의 단말기에 자동으로 뜬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주문, 배송, 사후서비스 등 전 과정을 프로그램을 통해 최적화하기 때문에 정확성과 비용 측면에서 우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문에서 배송까지 종합서비스하는 온라인몰은 세계에서 쿠팡이 유일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김 대표는 “미국의 대표적 온라인몰 아마존도 배송은 UPS 등의 택배회사에 맡긴다”며 “로켓배송은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는 물론이고 오프라인 매장보다도 효율적인 유통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SW 기반의 ‘최적 유통구조’ 설계
김 대표는 최적화된 프로그램 설계와 주문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물류센터 확보를 로켓배송 서비스의 핵심으로 꼽았다. 한국 외에 중국과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세운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아마존은 프라임 서비스를 위해 19조원이 넘는 투자를 했고, R&D센터에서 일하는 개발자가 2만명을 웃돈다”며 “더 나은 서비스에 만족한 소비자가 다시 쿠팡을 찾는 선순환이 일어날 때까지 꾸준히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아마존, 알리바바의 물류개혁을 이끈 헨리 로우 부사장을 지난해 스카우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로우 부사장은 “애플에서도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쿠팡을 선택했다”며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쿠팡에서 큰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구상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우려에 대해 김 대표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등 해외투자자들에게서 유치한 1조5000억원을 최적화된 시스템과 물류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 투자할 방침”이라며 “로켓배송에 대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이 이미 많이 전해지고 있어 성공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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