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심기 기자 ]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사진 오른쪽)가 지난해 ‘채권왕’ 빌 그로스(왼쪽)에게 투자했던 5억달러를 수익률 부진을 이유로 1년도 안 돼 회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소로스는 지난해 11월 개인 자산운용사인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를 통해 그로스가 운용하는 펀드에 5억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9월 자신이 창업한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에서 쫓겨나다시피 떠나 야누스캐피털로 자리를 옮긴 그로스에게 소로스의 자금 유치는 ‘월가 신화’라는 자신의 명성을 재확인해준 호재였다. 그로스는 당시 “소로스의 선택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며 “우리팀이 하루 24시간 나와 그의 자금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로스의 이탈은 올 들어 부진한 실적으로 고전해온 그로스에게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외신은 “소로스가 그로스에 대해 불신임투표를 했다”며 소로스의 이탈이 다른 투자자의 환매 요구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소로스의 ‘변심’은 그로스가 운용하는 ‘야누스글로벌채권펀드’의 실적 저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로스의 투자금은 별도 법인계좌에서 운용됐지만 그로스의 펀드와 같은 전략이 적용되고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
펀드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이 펀드의 수익률은 -1.5%로 시장 평균인 0.22%에 훨씬 못 미쳤다. 이는 비슷한 채권펀드 중 하위 2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그로스의 펀드에는 올 들어 9월까지 356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하지만 9월에만 4650만달러가 빠져나가는 등 월간 기준으로 9개월 중 5개월은 자금이 순유출되면서 고전했고, 그로스는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에 자신의 돈 7억달러를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또 최근 자신이 핌코 경영진에 의해 부당하게 해고되면서 받지 못한 상여금 2억달러를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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