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분석해 투자성향 따라 자산배분…미국·유럽서 뜨는 로보어드바이저

입력 2015-11-04 07:00   수정 2015-11-04 15:23

펀드투자 전략


[ 박동휘 기자 ] 최근 해외에서는 ETF를 활용해 자산을 배분하는 개인투자자가 크게 늘고 있다. 금융과 기술의 융합인 핀테크가 활성화한 덕분이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인공지능 자산운용(로보어드바이저)은 개인들이 쉽게 글로벌 ETF 및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상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robo)’와 자문 전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투자자가 입력한 투자 성향 정보를 토대로 알고리즘을 활용해 자산을 배분해 주는 것을 말한다. 미국 벤처 요람인 실리콘밸리에서 지난해 10억달러가 넘는 돈이 로보어드바이저 개발업체에 투자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선 웰스파고, 찰스슈워브, 베터먼트 등 대형 금융회사들이 이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이들의 자산 규모는 2020년까지 2조2000억달러(약 256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장 큰 특징은 저렴한 가격에 글로벌 투자 정보를 개인들이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옐로금융그룹 내 쿼터백테크놀로지가 약 3년간 준비작업을 거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박상영 옐로금융그룹 대표는 “세계 910조개에 달하는 빅데이터를 분석?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내놓는다”며 “단순히 인공지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펀드매니저의 오랜 경험과 결합시키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운용사, 자문사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은 ETF다. 개인이 직접 분산투자하거나 어드바이저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 외에 미국 및 유럽에서는 ETF를 활용한 새로운 포트폴리오 상품 또한 유행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EMP(ETF managed portfolio)라고 알려졌는데,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ETF로 구성한 새로운 형태의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의미한다. F-스쿼드, 윈드헤이븐, 굿하버 등이 이런 상품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운용 규모가 약 130조원에 달하며 총 151개사, 660개 이상(미국 기준)의 포트폴리오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도이치뱅크는 헤지펀드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 역시 자산관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자산배분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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