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산업 "일학습병행제 후 이직률 뚝…근로자를 관리자로 육성"

입력 2015-11-04 18:51  

일학습병행 우수기업 가보니

학습근로자 용접기술 교육
인력 충원후 매출 20% 증가
"장기근속 프로그램도 마련"



[ 백승현 기자 ]
“1년 내내 회사 홈페이지에 구인 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어 골치였는데 학습근로자 덕에 숨통이 트였습니다.”

충북 음성에 있는 건축가설재(비계·거푸집 등) 전문기업 서보산업은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던 회사였다. 회사는 야적장을 포함해 6만6000㎡ 규모의 넓은 부지가 필요한 데다 전국 각지의 공사장과의 물류 접근성을 고려해 본사 소재지를 충북 음성으로 정했다. 본사 소재지가 지방인 데다 임금 수준까지 대기업에 못 미치다보니 사람 구하기가 어려웠다. 외주인력을 포함해 직원 350여명이 근무하는 이 회사는 매년 구인난과 직원들의 높은 이직률로 회사 성장에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인력난에 숨통이 트인 것은 물론 회사 매출까지 오르는 등 일학습병행제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학습근로자의 현장멘토로 활동 중인 박균동 설계사업부 부장은 “상시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은 경력직이 들어와 장기근속해주길 바라쨉?지방인 데다 상대적으로 임금도 적다보니 사람 뽑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일학습병행제 도입으로 한꺼번에 젊은 직원 6명을 확보해 체계적인 장기근속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학습근로자의 입사와 함께 이직률이 줄어들면서 숙원사업이던 신규 부서도 신설할 수 있게 됐다. 주요 매출은 가설재 임대다. 임대를 마치고 공장으로 입고된 가설재는 재활용률이 떨어져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문제가 있다. 재고는 쌓여가는데 수리할 인력이 없어 새 제품을 만들어 납품해야 하는 악순환의 연속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학습근로자 충원으로 SC(size change)부서를 신설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영사정도 좋아졌다. 박 부장은 “거푸집 한 장을 만들 때 6만원의 비용이 드는데, 이제는 주문 규격에 맞춰 재고 거푸집의 크기를 조정할 수 있게 돼 비용이 크게 줄었다”며 “가용인력이 늘면서 올해 매출은 지난해 470억원보다 20%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입사 후 1년 동안 학습과 근로를 병행하다 보니 학습근로자의 만족도도 높다. 용접기능사 자격증을 갖고 있더라도 현장 적응을 위해 3개월간 학원비 400여만원을 들여 용접학원에 다니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서보산업은 학습근로자를 위한 장기근속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박 부장은 “그동안은 용접 기술자로 들어오면 퇴사할 때까지 용접만 했지만 학습근로자들은 본인이 원하면 도면, 공정관리, 품질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거쳐 관리자로도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보산업은 이 같은 프로그램 등을 평가받아 지난 9월 일학습병행제 경진대회에서 대상인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음성=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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