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현장리포트] 면세점 특허 '우물 안 개구리 싸움' 벗어나 세계 관광시장 속의 경쟁력 키워 '국익' 도모해야할 때

입력 2015-11-06 10:59   수정 2015-11-06 18:21

'황금알 낳는 거위' 업체 간 경쟁으로 배를 가르는 격, 국내 면세시장은 '혈투전'
면세시장 10조 매출에 만족?...관광객 재방문율 낮아져 타국으로 주 소비층 누수 발생 우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경쟁으로 최근 면세시장은 '혈투전'으로 치닫고 있다. 각계각층은 관광객 재방문율이 20%미만으로 낮아지는 등 면세점의 빛나는 매출이 '빚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거대 사회공헌금을 내걸고 지역상생을 외치고 있으나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면세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은 적신호이기 때문.

kim 한국면세뉴스 김선호 기자

각계각층은 "관광 인프라 경쟁력을 키워 국내 관광시장의 저변을 확대, 치열한 세계 관광시장에서 규모를 넓혀가야 한다"고 외친다. 그러나 현실은 역행하고 있다.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두고 대기업 간의 경쟁이 과열돼 실질적인 내실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관광시장의 주 소비층은 중국인. 그러나 이 중국인들은 '혐한'을 일으킬 수 있는 관광루트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중동호흡기중후군(메르스)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한율이 급격하게 떨어진 바 있다. 여행사 관계자는 "국내 관광시장은 매우 취약하다. 재방문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도 존재한다. 하루 종일 관광객들을 면세점에 데려가고, 식사는 부실한 형편이다. 이렇게 운영하지 않으면 인바운드 국내 여행사로선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계획된 국내 관광루트는 중국인 관광객 지갑을 노리는 목적이 분명해 방한 관광객들에게 오히려 '혐한'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여행사는 메르스 사태동안 수억원의 빚을 안고 파산했다.

면세점 특허 신청 업체들의 공약들이 국내 관광 인프라 조성에 있어 실질적인 역할을 해낼지는 미지수다. 왜냐면 면세점 운영에 있어 '명품 브랜드 유치, 물류시스템 구축, 면세유통 전문인력 확보' 등 모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적 이슈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관광시장의 성격과 외부 변수가 예민하게 작용하는 만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내부 구조가 마련됐는지에 대한 부분은 부족해 보인다. 관광시장은 면세점, 여행사뿐만 아니라 지역적 문화를 비롯해 국가적 차원까지 모두 조밀하게 혈관들이 연결돼 있어 포괄적인 시야와 전망이 필요하다.

특히 업체들이 내세운 면세점 후보지마다의 목표 매출액를 달성하기 위해선 지역적 문화 콘텐츠를 비롯 쇼핑 편의를 서비스와 시설구축, 면세유통 전문 물류시스템 완비, 면세전문 인력 확보 등도 갖추어야만 가능하다. 만약 면세산업 신규 진출자의 경우에는 특허기간 5년 동안 여러 프로세스만 준비만 하다가 기간이 만료될 수 있는 구조적 리스트 부담도 안?있다. 중요한 것은 국내 관광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어떤 방안이 유효한 지에 대한 고민이다.

단적으로 실질적인 관광시장의 경쟁력은 관광객들의 재방문율로 나타난다. 처음 찾은 관광지에 대한 호의적인 이미지가 생긴다면 다시 찾아오는 패턴을 가지기 때문. 이를 통해 관광객 수를 더 높이고 면세점뿐만 아니라 국내 관광시장의 규모가 더욱 확대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쇼핑 편의 및 구매액이 높게 집계 되는 뉴욕이 단적인 예다. '뉴욕'이라는 곳엔 '랜드마크'가 다수 존재하며 이곳을 찾기 위한 관광객 재방문율도 높다.

각 업체가 내세우는 후보지별 '랜드마크'를 홍보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록 펠러 빌딩' 등의 마천루가 맨해튼 도시를 상징, 이곳을 보기 위해 뉴욕을 재방문하는 관광객도 다수다. 그러나 서울 안의 업체가 내세우는 후보지별 '랜드마크'들이 관광객에게도 서울의 '랜드마크'인지는 면밀히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즉,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느끼는 쇼핑 편의와 볼거리, 그리고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 등이 결합돼야 지역적 상징물이 '랜드마크'로 인식되며 이 요소가 국내 관광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국내 관광시장, 면세시장은 단면적으론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미래성장지수 혹은 지속성장가능성엔 적신호다. 관광객 재방문율 하락이 첫 번째이며, 면세점 특허 경쟁 과열로 인해 면세업체의 꾸준한 경험과 노하우 축적이 어렵다는 것이 두 번째다. 면세업계는 "면세시장은 그 규모를 넓혀가야만 한다. 그래야만 기존 업체의 경쟁력?확대, 신규 진출 업체 또한 같이 상생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국내 관광시장과 면세시장의 저변 확대를 통해 세계 속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를 통해 '국익'을 도모하고, '혈투전' 양상까지 치닫는 업체 간의 상생을 생각해야 할 때다. 진정한 '국익'을 위해선 국내 기업 간의 치열한 '전쟁'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의 막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만 국내라는 협소한 '우물 안'에서 기업 간의 혈투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진입해 국내 관광시장의 규모를 확대·재편할 수 있는 것이다.

김선호 한경닷컴 면세뉴스 기자 fovoro@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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