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금융부 기자) 최근에 지인에게 전화를 한 통화 받았습니다. 제가 신용카드사를 담당하고 있는 것을 알고 하소연하는 전화였습니다. 육두문자를 쓰며 흥분하는 지인을 진정시키고 차분히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각 카드사들은 연회비가 100만원이 넘는 VIP카드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연회비가 비싼 대신 최고급 부가서비스를 탑재하고 있는게 특징이죠. 대표적인게 바로 항공권 업그레이드 서비스 입니다. 해당 VIP카드로 결제를 하면 연 1회에 한해 이코노미석은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해줍니다.
지인은 신한 에이스카드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행기표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에이스카드 안내데스크로 전화를 해 인도네시아 발리행 비행기표를 업그레이드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좌석승급을 위해 구매해야 하는 이코노미석 항복 항공권 가격이 123만원에 달했습니다.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 지인은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같은 조건으로 항공권 가격을 조회해 보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비행기값은 79만원에 불과했습니다. 무려 44만원이나 가격 차이가 났던 것이죠. 지인은 저에게 “애초에 이코노미석 가격을 40만원 이나 넘게 올려놓고 좌석승급을 해준다고 생색을 내고 있다”며 “이럴줄 알았으면 VIP카드를 링溶層?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다른 카드사들은 어떤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발리행 티켓을 취급하고 있는 삼성·KB국민카드를 같은 조건으로 조사해보니 삼성 더 플래티늄 카드는 124만4000원을, KB국민 테제카드는 124만4700원을 받고 있었습니다.
제가 도대체 말이 되냐고 따지자, 카드사 상담원은 “안그래도 고객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드사의 꼼수 마케팅에 뿔난 고객이 한 둘이 아닌 모양이었습니다.
카드사도 할말이 없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한 관계자는 “항공권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며 “고객 편의를 위해 카드사에서 여러가지 혜택이 담긴 비행기표를 확보하다보니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습니다. 이 해명을 일반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VIP카드를 만드는 소비자들은 카드사 말만 믿지 말고, 부가서비스 조건을 꼼꼼이 따져보아야 후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끝) /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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