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후 2년내 퇴사 15~60%
[ 임근호 기자 ]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기업들이 상당한 비용을 들여 해외 경험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고 있지만 복귀 직원에 대한 사후 관리는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이들이 배워온 지식과 노하우를 잘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기업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은 대개 사내에서 가장 유망한 직원에게 해외 근무의 기회를 준다. 해외파견 기간 중 더 높은 연봉을 주고, 때로는 돌아오면 출세의 길이 열릴 것처럼 회유한다. 이코노미스트는 “하지만 해외 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직원은 찬밥 신세가 되기 일쑤”라고 전했다.
세바스찬 레이체 스페인 IESE경영대학원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해외파견 직원의 15~60%는 복귀 후 2~3년 안에 회사를 그만뒀다. 회사의 무관심 속에 새로운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복귀 직원이 느끼는 어려움은 다양하다. 어떤 이들은 답답함을 호소한다. 값진 통찰력을 얻어왔지만 이를 다른 직원과 나눌 기회는 거의 없다. 상사는 곧잘 이들이 해외에서 보낸 시간을 무시한다.
해외 파견을 다녀온 사이 출세경쟁에서 밀리는 경우도 많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새로운 사람이 자신의 자리를 꿰차는가 하면 자신의 뒤를 봐주던 상사는 그 사이 회사를 떠나기도 한다. 승진은커녕 ‘프로젝트팀’ 소속이란 이름 아래 이리저리 방황해야 할 때도 있다.
모니카 하모리 IE경영대학원 교수는 2011년 유럽과 미국의 각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경력을 조사해 유럽 CEO의 60%, 미국 CEO의 76%는 해외근무 경험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코노미스트는 “해외 경험을 갖춘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는 건 인재 손실이기도 하지만 결국 이들이 이직하면서 경쟁사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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