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업계 재편 가속] 현대상선 매각땐 누가 인수할까

입력 2015-11-10 18:12  

범현대가 중 현대차 유력 후보
현대중공업도 참여 가능성



[ 김보라 기자 ] 국내 해운업계도 구조조정 논의가 한창이다. 양대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합병시키자는 것과 현대상선의 새 주인을 찾아주는 게 최근 논의의 골자다. 두 회사의 영업이 쉽게 호전되지 않는 데다 세계 해운업계도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돌입한 만큼 국내 선사도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논리가 최근 구조조정 추진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 통할 만한 국적 선사를 갖는 게 낫다는 논리도 강력한 구조조정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두 방안 모두 결론을 내기 쉽지 않다. 당장 현실적인 걸림돌이 많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간 합병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려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감자(자본금 감축)와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보유한 채권의 출자전환 등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해운사의 채권자는 해외 금융회사나 해외 용선사도 많기 때문에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기업 정상화에 쓰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현대상선이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M&A 시장에 나온다면 범(汎)현대가에서 현대상선을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자동차 전용선 사업을 성공적으로 벌이고 있는 만큼 유력한 후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과거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접전을 펼친 끝에 승기를 잡은 바 있다. 현대상선 경영권을 두고 한때 대결을 펼쳤던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현대중공업그룹도 현대상선이 헐값에 매물로 나온다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현대상선이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하면 법정관리 상태로 산업은행 감독 아래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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