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픈 플랫폼, 애플과도 협력 고려"
'포스트 모바일' 삼성 IoT 내년 본격화 전망
[ 김민성 · 최유리 기자 ]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전략 핵심 축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이끌고 있는 알렉스 호킨스 최고경영자(CEO)가 경쟁사인 애플과도 플랫폼 협력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유럽 IFA나 미국 CES 등 해외 유력 전시회에서나 모습을 드러낸 호킨스 CEO가 연일 국내 언론에 삼성의 IoT 전략을 설명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호킨스 CEO(사진)는 11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전 세계 소비자들의 절반 이상이 애플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과도 당연히 (삼성전자 오픈플랫폼) 협력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2억 달러에 인수한 미국의 IoT 플랫폼 개발사다. 삼성이 구상 중인 스마트홈 및 사물간 연결 기반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스마트싱스가 구축한 개방형 플랫폼은 1000개 이상의 기기와 8000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삼성은 이를 토대로 △ 다른 회사의 제품으로 '삼성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홈 프로토콜 SDK', △ 다른 서비스 제공업체가 삼성 생활가전 제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삼성 스마트홈 API', △ 지난 8월 삼성전자가 인수한 IoT 플랫폼 개발회사 스마트싱스(SmartThings)의 새로운 개발환경(IDE, Integrated Development Environment) 등을 개발 중이다.
삼성은 이 같은 통합 기술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뿐만 아니라 단말 제조업체, 서비스 제공업체 등 전세계 다양한 기술 파트너들을 삼성 스마트홈 생태계 속으로 빨아들일 계획이다.
이날 호킨슨 CEO는 서초 사옥에서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등 경영진과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호킨스 CEO는 "IoT와 스마트홈에 대한 장기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왔다"며 "전략은 누구나 스마트홈에 접근할 수 있도록 오픈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그는 "삼성의 오픈 플랫폼이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몇 년간 삼성과의 협력은 만족스러웠고 앞으로도 긍정적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호킨스 CEO가 삼성과의 IoT 협력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전날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스마트TV 글로벌 서밋'에서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삼성과의 협업은 매우 잘 이뤄지고 있다"며 "스마트싱스는 독립적으로 경영되지만 제품 개발에서는 핵심 파트너인 삼성과 열심히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호킨스 CEO가 정기 수요 삼성 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것도 다소 이례적 繭遮?평가다. 국내 사장단은 매주 수요일 회의를 마친 뒤 발언 거리가 있을 경우 기자들과 만나 사업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만, 외국계 임원의 경우는 손에 꼽을만큼 드물었다.
호킨스 CEO의 입을 통해 삼성이 연일 IoT 사업전략을 밝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한 이유기도 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지난 수년간 준비해온 스마트홈 및 IoT 플랫폼 사업을 조만간 본격 추진한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삼성이 외부 IoT 사업자들과 협력 토대를 일정 부분 이상 매듭지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스마트홈 및 IoT 사업은 부진에 빠진 스마트폰 사업을 이을 '포스트 모바일'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 기술을 보유한 IT·모바일(IM) 부문과 가전 스마트화를 진행 중인 소비자가전(CE) 사업, 반도체 및 센서를 만드는 부품(DS) 부문 등 삼성 3대 사업군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거대 사업이다. 향후 스마트카 부품 사업 및 삼성의 타이젠 생태계,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 확장 등의 열쇠를 지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모든 가전기기를 통합, 연동하는 연결 표준규격(SHP, Smart Home Protocol)을 모든 스마트홈 대상 제품에 적용할 방침이다. 타이젠, 안드로이드 등 각종 운영체제(OS)가 '삼성 스마트홈' 플랫폼과 연동되는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대표는 지난 1월 미국 CES에서 2020년까지 모든 삼성 제품에 IoT 기반을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인간 중심의 기술철학을 바탕으로 IoT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해 나가겠다는 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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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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