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의 근본 전략 고찰 필요, 낙관적인 한국 vs 전략적인 일본, 유커 앞 동상이몽

입력 2015-11-11 13:36   수정 2015-11-11 16:41

2015년 중국인 관광객 해외 쇼핑 지출액 무려 224조 예상돼
장밋빛 전망 내세운 한국, 관광객 유치 총력 기울이는 일본



사진=김선호 기자/ 국내 시내면세점에서 쇼핑 중인 중국인 관광객 사진=김선호 기자/ 국내 시내면세점에서 쇼핑 중인 중국인 관광객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트렌드에 따라 전세계 관광시장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중국관광청은 2015년 중국인 해외 여행객의 소비 지출액이 1,940억 달러(약 224조 9,430억원)에 이르고, 해외 여행객 수는 1억 2천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과 일본에서 소비한 1인당 여행 쇼핑 지출은 7,000위안(약 127만원)으로 해외 관광쇼핑 평균 지출액보다 약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시장의 '큰 손'을 유치하기 위해 한?일 양국은 전략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본은 보다 구체적이고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는 반면, 한국은 장밋빛 전망을 내세우며 낙관론을 펼치고 있어 대조되고 있다.

올 해 춘절 10일 간 45만명의 중국관광객이 일본에서 쇼핑에 약 60억 위안(약 1조 880억원)을 지출했다. 일본관광청은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작년 동기 대비 2.5배로 늘어나 4,660억엔(약 4조 3,752억원)에 달했고, 일본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일 중국인 관광객 수의 증가 추세에 따라 일본 정부는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비자조건과 면세조건을 완화하는 등 LCC(저비용 항공사) 노선확대, 여행사와 협력해 SNS를 통한 새로운 수요층 분석까지 면밀히 조사하고 있는 것. 또한 11월 9일 '관광 비전 구상 회의'에 참석한 아베 총리는 '지방'과 '소비'를 중요한 키워드로 삼으며 "관광은 성장의 중요한 엔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추진 중이다.

반면, 한국은 방한 중국인 관광객 급증 수치에 따라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며, 낙관론에 젖어있는 모습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금년 메르스 사태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다소 주춤했지만 9월을 기점으로 회복세, 전년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 쇼핑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고, 관광공사 자체에서도 중국 유명 매체 및 개인 SNS 홍보, Q&A형 미니콘서트 등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에서 제공하는 콘텐츠가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있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공사의 낙관적인 전망과는 달리 한국관광시장에 있어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면세점의 '리베이트' 등 송객수수료 문제가 거론되며, '저가 여행'으로 낙인 찍힐 수 있는 한국 관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국내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관광객 1인 모집당 5만~13만원을 중국 여행사 측에 지불하고 있으며, 이는 저품질의 여행상품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리베이트 금지' 법안을 발의했으며, 면세점 초과이윤을 국가로 환수하기 위한 방안으로 특허수수료 인상안도 제기했다. 홍 의원은 "작년 5,486억원으로 매출의 6.6%에 달해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재방문율이 20%미만으로 감소되는 추세로 국내 관광시장의 낙관론에 적신호가 켜진 것. 일본 재방문율이 81.4%에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라 할 수 있다.

고대 최초의 제국 페르시아가 최전성기를 누린 후 '현상유지' 정책을 펼쳤을 때부터 제국의 지위를 잃기 시작하고, 신흥국 아테네가 제국의 반열에 올라섰음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제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광산업의 근본 전략부터 재고해야 할 때다.

박서진 한경닷컴 면세뉴스 기자 dutyfree@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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