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내게 특별한 의미"
올랑드 "위대한 유럽인"
[ 나수지 기자 ]
그는 1974년부터 8년간 총리로서 냉전시대 서독을 이끌며 독일 통일 기반을 마련하고, 프랑스와의 협력을 강화해 유럽 통합의 기초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 소속인 슈미트는 빌리 브란트 전 총리가 보좌관의 간첩행위 파동으로 물러나자 의회 표결을 통해 총리에 올랐다. 슈미트 전 총리는 과거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과의 화해를 주장한 브란트 전 총리의 동방정책을 계승했다. 미국과 소련이 한창 대립하던 냉전시대에 미국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동유럽과 화해하려고 노력했다. 독일 통일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1970년대 중동발(發) 석유파동 때 침체에 빠진 독일 경제를 되살린 업적도 있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당시 프랑스 대통령과 독·불 정상 협력을 강화했고, 이 협력은 유럽연합(EU)과 같은 다자간 협력의 씨앗으로 평가받는다.
독일인에겐 담배를 즐긴 정치인으로도 깊이 각인돼 있다. TV인터뷰 1시간 동안 담배 10개비를 피울 정도였다. 하지만 독일인은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슈미트가 그 정도 담배를 피우는 것은 용인할 수 있다”며 그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였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추모 연설에서 “슈미트 전 총리의 조언과 판단력은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위대한 유럽인이 떠났다”고 애도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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