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수 기자 ]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조창섭 영신물산 대표(사진)가 섬유염색업에 뛰어든 1971년은 업황이 좋았다. 당시 염색기술을 가진 공장이 몇 군데 없었다. 물건을 만들면 바로 동이 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입사한 서울 성수동의 한 염색공장에서 꼬박 19년을 일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1990년 1월5일 경기 양주에 영신물산을 설립했다. 국내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2003년 남미 과테말라 공장을 세우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 과테말라에서 생산되는 모든 물량은 미국으로 수출된다. 지난해 매출 586억원 가운데 70%에 이른다. 조 대표는 11일 섬유패션업계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영신물산은 25년간 섬유염색업 한우물만 팠다. 남들은 사양산업이라고 사업을 축소했지만 조 대표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렸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이탈리아에서 설비를 들여왔다. “이 위기만 넘기면 살아날 수 있다. 여기서 투자를 멈춰선 안 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2003년 과테말라로 생산설비를 옮길 때 회사 내부에서 반대가 있었다. “회사가 잘되고 있는데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는 안주하기 싫었다. 과감히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전략이 먹혔다. 현재 과테말라에 공장 3개가 있다. 지난해 매출 586억원 가운데 400억원 이상이 과테말라에서 나왔다.
산업부는 조 대표의 이 같은 노력이 한국 기업들이 중남미 섬유시장 점유율의 90%를 차지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 대표는 “지속적인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우영 제원화섬 대표와 안희정 한아인터내셔날 대표가 각각 은탑산업훈장과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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