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문화·관광 연계해 세계로…
'K푸드로드' 조성하고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
문체부·농식품부, 식재료·식문화 분야 '콤비플레이' 펼치기로
[ 김보영 기자 ]
명태 보푸라기와 수란, 콩가루 시래깃국 등 안동의 특색이 흠뻑 묻어나는 종가 음식을 맛보며 농암 이현보(聾巖 李賢輔) 종택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긴다. 서울 안국동에 새로 들어선 사찰음식 상설체험관에서 직접 연잎을 말아 연잎밥을 해 먹고, 사찰 김치를 담가본다. 내년 이맘때면 국내외 관광객이 체험할 수 있는 ‘한식 여행’의 일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손잡고 한식 알리기에 적극 나선다. 한식과 여행지를 연결해 관광지에서 특색 있는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한식은 해외에서 ‘한국’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 문화 콘텐츠다. 하지만 그동안 전략적인 진흥책은 미비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정부는 지난달 말 폐막한 ‘2015 밀라노엑스포’ 한국관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한식을 ‘세계 속의 음식’으로 확산시켜나갈 방침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 ‘한식’
올해 밀라노엑스포 한국관에는 230만여명이 방문했다. 애초 목표한 200만명을 훨씬 웃돌았다. 한국관 출구는 한식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전시를 보고 나온 관람객으로 늘 붐볐다. 바로 빠져나가지 않고 한식 레스토랑을 이용하고, 시식 코너와 한식 공예 코너를 체험하거나 구경하려는 인파였다.
관람객뿐 아니라 주최 측으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관은 밀라노엑스포 국가관 평가에서 전시 부문 은상을 탔다. 밀라노엑스포의 주제에 가장 부합하는 국가관에 주는 ‘2015 클래스 엑스포 파빌리온 헤리티지 어워즈’ 특별상도 함께 받았다. 지난 8월에는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2015 레드닷 디자인상’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분야 본상을 수상했다.
밀라노엑스포 한국관 운영을 통해 한국이 거둬들일 경제적 효과는 50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문체부는 추산했다. 향후 10년간 대(對)이탈리아 수출액이 4068억원, 관광 수입이 972억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시 기간 내내 정부에서는 ‘한식의 재발견’이 화제가 됐다. 한식은 지난해 11월 해외한류실태조사에서 해외 한류 팬들이 K팝에 이어 한국의 대표적 이미지로 꼽은 문화 콘텐츠다. 하지만 그동안 한식을 ‘문화’가 아니라 ‘먹거리’로만 본 것이 문제였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한식을 농식품부에서만 담당했던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K푸드로드’ 따라 한식 여행
앞으로는 달라진다. 문체부와 농식품부가 함께 한식 홍보에 나설 필요성을 깨달았다. 재료부터 식문화까지 한식을 고르게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 밀라노에서 만난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한식의 식품 가치와 문화콘텐츠로서의 가치, 양쪽을 재조명하려 한다”며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두 부처가 적극 협력해 한식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문체부와 농식품부는 지난달 ‘민·관 합동 한식정책협의회’를 꾸렸다. 할 일이 많다. 한식과 문화·관광의 연결이 대표적이다.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K푸드로드’는 음식을 주제로 한 관광코스다. 계절별 향토음식과 지역 관광지를 연계해 10대 코스를 개발해 홍보한다. 지역과 계절에 따른 음식의 유래, 조리법 등을 정리한 ‘팔도음식지리지’도 제작해 여행상품화할 계획이다.
프랑스의 미식문화와 지중해 음식, 일본 전통 식문화인 ‘와쇼쿠’처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한식을 등재하려는 노력도 시작했다. 최근 역할이 강화된 재외 한국문화원 등을 통해 ‘한식 토크콘서트’ ‘한식·한류 연계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 예정이다. 한식과 농식품의 해외 진출 지원도 강화한다.
국내에서 국제 행사가 열릴 때 한식을 함께 알리는 노력도 병행한다. 그 첫 단계로 문체부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강원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특선 메뉴 10선’을 선정, 발표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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