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소니] 공포게임 '키친' 체험기, VR 정수 보여주다

입력 2015-11-12 12:18   수정 2015-11-12 12:27

<p>지스타 2015에서 딱 하나의 게임만 체험할 수 있다면, 주저말고 '키친'을 선택하라.

공포게임 '키친'에 대한 악명(?)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E3와 도쿄게임쇼의 수많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체면이고 뭐고 차릴 것 없이 비명을 지르게 만든 바로 그 게임이다. 시연에 나선 외신 기자들을 온갖 우스꽝스러운 리액션을 취하도록 만들어 영원히 유튜브 동영상에서 고통받게 한 그 게임이다. 동료 기자들이 "신세계가 따로 없다"고 꼭 한 번 체험해보라며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던 그 게임이다.

SCEK(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가 지스타 2015에서 플레이스테이션 VR의 시연용으로 선보인 5종의 타이틀 중에는 캡콤의 '키친(Kitchen)'이 포함돼 있다. 비록 5분여 밖에 되지 않는 데모 버전이지만, 말로만 들었던 공포게임의 VR버전이 얼마나 실감나게 느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평소 VR게임에 관심이 있는 관람객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게임이 시작퓔?나는 어느 더럽고 음침한 부엌 구석 의자에 앉아 있고, 부엌 바닥에는 어떤 남자가 쓰러져 있다.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 보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의자에 단단히 묶여 있는 것이 틀림없다. 손을 내려다보니 두 손은 단단히 끈으로 결박된 상태다.

묶여 있는 손을 움직여 눈 앞의 카메라 삼각대를 넘어트리면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제일 먼저 죽은듯 쓰러져 있던 남자가 신음하면서 일어난다. 겁이 많은 관람객이라면 여기서부터 깜짝 놀랄지도 모르겠다. 그는 천천히 나에게로 다가와서 괜찮냐고 묻는다. 다행스럽게도 적은 아닌 것 같다.

그는 칼을 집어 내 손목의 결박을 자르려고 시도한다. 눈 앞에 칼이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 그러나 그 기분을 느끼는 것도 잠시,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남자 등 뒤로 무시무시한 외모에 광기로 가득찬 여자가 나타난 것이다.

곧이어 남자와 여자의 난투극이 시작됐고, 남자를 손쉽게 제압한 여자는 부엌 뒤편으로 남자를 끌고 간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언가를 난도질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잠시 후 내 발 앞으로 굴러온 물체는… 단단히 묶여 있는 나는 그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이제 여자는 칼을 들고 나에게 다가온다. 눈 바로 앞에 그 여자의 얼굴이 있다. 맙소사, 패닉 그 자체다. 왜 다른 관람객들이 비명을 질렀는지, 왜 그런 우스꽝스런 리액션이 나왔는지 알 것 같다. 내가 왜 이 게임을 시연한다고 했을까. 마치 테마파크에서 오랫동안 기다림 끝에 롤러코스터를 탔을 때의 그 후회와 비슷했다.

안타깝게도 이 기분은 직접 시연대에 서지 않는 이상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다. SCEK가 보안상의 이유로 '키친'의 동영상은 물론, 스틸컷조차도 공개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비슷한 분위기의 '레지던트 이블'의 한 장면으로 상상력을 펼치는 수 밖에 없다.</p>
(상기 이미지는 '키친'이 아니라 '레지던트이블'이다)
<p>그러나 VR의 치명적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멀미는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남자가 부엌 뒤편으로 끌려갔을 때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서 부엌 주변을 살펴봤는데, 금세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만일 묶여있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면 멀미는 더욱 심했을 것이다. 이대로라면 VR이 게임에 적합한가에 대한 의문이 새삼 생긴다. 관찰자적 시점에서 스토리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비주얼노벨(라이트노벨)류의 게임이 아니면 근본적으로 멀미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 VR버전 개발을 발표한 한국 공포게임 '화이트데이'다. 이 게임은 정신없이 시점이 움직이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눈 앞에 귀신이 왔다갔다 하면 공포감이야 극대화되겠지만, 멀미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화이트데이'를 포함한 VR게임 대부분이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p>

부산=서동민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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