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현대미포조선 회사채 값 액면가 아래로 떨어져

입력 2015-11-12 14:22  

조선 경기 침체·모회사 경영난에… 지난 6월 발행한 현대미포조선9-2 9990원대로 하락
“액면가 회복 못할 수도”



이 기사는 11월12일(05:0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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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현대미포조선이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회사채(현대미포조선9-2) 가격이 액면가(1만원)를 밑돌고 있다.

현대미포조선9-2 가격은 11일 액면가 1만원당 9996원에 마감했다. 전날 9990원을 기록해 발행 이후 처음으로 액면가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정상가’를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회사채 가격은 에프앤자산평가 등 채권 평가 회사 4곳이 신용 등급 변동 추이와 실제 거래 가격 등을 반영해 산정한다. 회사채 값이 액면가를 밑돈다는 건 만기 때 원리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단 뜻이기도 하다.

현대미포조선9-2 값이 액면가 아래로 떨어진 이유는 조?경기 침체와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의 경영난으로 인해 회사채 신용 등급이 떨어질 위험이 높아졌다는 데 있다.

현대미포조선의 신용 등급은 지난 6월25일 현대미포조선9-2를 발행했을 때만 해도 투자 등급 10개 중 상위 다섯 번째인 ‘A+’였다. 그러나 두 달 뒤 현대중공업이 “올 상반기에 해양 플랜트 공사 현장에서 생긴 부실로 363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발표하자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 평가 회사들이 그보다 한 단계 낮은 ‘A0’로 떨어뜨렸다.

신용 평가사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대미포조선의 신용 등급을 조만간 한 번 더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유건 한국신용평가 파트장은 지난 5일 “영업, 자재 구매 등 경영 전반에 걸쳐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현대미포조선 스스로도 국내외 조선사 간 경쟁 심화로 낮은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1~2년 이내에 신용 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현재 ‘A+’인 현대중공업의 신용 등급을 떨어뜨리는 것도 검토 중이다.

현대미포조선9-1은 만기(2018년 6월25일)가 1년 7개월 남아 있다. 회사채는 통상 만기가 다가올수록 원리금 상환 불능 위험이 낮아지기 때문에 가격이 점차 오른다. 그러나 현대미포조선처럼 계속해서 신용 등급 강등 위험에 시달릴 경우 유통 가격이 액면가를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그렇게 되면 회사채를 사들인 투자자는 액면가와 유통 가격의 차액만큼 평가손실을 입게 된다. 지난 8월, 발행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 값이 액면가 밑으로 내려간 삼성중공업91은 석 달이 지난 지금도 9980~9990원에 머물러 있다. 삼성중공업의 신용 등급(A+) 역시 신용 평가사들이 강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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