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회사도 하나의 부족…'족장 마인드'로 경영하라

입력 2015-11-12 18:26  

부족 리더십

데이브 로건 외 지음 / 염철현 한선미 옮김 / 한울 / 352쪽 / 3만4000원



[ 최종석 기자 ] 미국 코네티컷에 있는 그리핀 병원은 1980년대 중반까지 그 지역에서 가장 낡은 의료시설이었다. 환자 만족도와 시장점유율이 계속 떨어져 직원과 의사를 채용하기도 어려웠다. 이 병원 간부들은 병원의 독자 생존 여부조차 불투명해지자 마지막 수단을 냈다. 환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병원으로 완전히 바꾸기로 한 것이다.

간부들은 직원들에게 “당신이 환자라면, 병원에 무엇을 기대하시겠습니까”라고 질문했다. 이에 따라 ‘의료의 질’ ‘서비스’ ‘존중’은 그리핀 병원의 핵심 가치가 됐다. 산부인과 병동은 임산부 전용 출입문, 더블베드, 거품목욕 욕조, 주방이 있는 가족 방 등 환자가 원하는 서비스는 뭐든지 해주기로 했다. 간부들은 직원은 물론 환자들과도 강력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데 노력을 쏟았다. 또 직원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하는 대신, 자신들이 다루는 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하게 했다. 조금씩 변화한 그리핀 병원은 몇 년 뒤 훌륭한 병원이라는 평판을 얻기 시작했다. 이 병원은 미 경제월간지 포천이 선정하는 ‘일하기 좋은 직장’에 7년 연속 뽑혔다.

그리핀 병원 간부들의 리더십은 어떤 점에서 특별했을까. 데이브 로건 등 미국 경영컨설트업체 컬처싱크 공동 창업자들은 《부족 리더십》에서 “그들은 부족을 형성했으며, 부족은 그들을 리더로 인정했다”고 말한다. 그들이 부족을 우선시할수록 부족원들도 그들을 존경하고 인정하며 더 큰 신뢰와 위대한 업적을 향한 헌신으로 보답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부족’이란 20명에서 150명 사이의 집단으로 유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공동체를 말한다. 기업, 친족, 학교 등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공동체다.

저자들은 10년 동안 기업 25곳의 직원 2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연구에서 직원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기준으로 그들이 속한 조직문화를 5단계로 나눴다. 그들의 말은 소통의 도구일 뿐만 아니라, 부족의 문화 수준을 결정한다는 가정을 세웠다. 전체 조직의 2%를 차지하는 1단계 조직원은 ‘인생 꼬인다, 젠장, 부수다, 못한다, 자르다’와 같은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말을 자주 사용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소외되고 극단적인 적대감을 표출한다. 2단계 구성원은 ‘보스, 인생, 포기, 그만두다, 꼬인다’ 등의 말을 쓴다. 1단계와 비슷하지만 ‘나의 인생’에 방점을 둔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이들은 전체 조직의 25%에 해당한다. 주변과 단절돼 있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에만 운이 따른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전체 조직의 49%로 가장 많은 3단계 조직원은 전형적으로 개인주의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나, 나를, 나의, 직장, 한다, 가지다’와 같이 자신을 중심에 놓는다. ‘나는 대단하지만 너는 아니다’는 개인 차원의 심리가 지배한다. 이들은 마치 외로운 전사처럼 행동한다. 전체 조직의 22%를 차지하는 4단계는 ‘우리, 우리의, 팀, 헌신, 가치’와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 ‘나’가 아닌 ‘우리는 대단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구성원이 공유하는 가치에 근거해 의사를 결정한다. 마지막인 5단계의 상징은 ‘인생은 위대해’라는 언어다. 세상을 순수한 경이로써 바라보고 경쟁자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전체 조직의 2%가 해당한다. 글로벌 디자인회사 아이디오, 생명공학제약사 암젠, 여론조사회사 갤럽 등이 4단계와 5단계를 오가는 기업이다.

저자는 “말의 수준이 곧 문화의 수준이고, 문화의 수준이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한다. 부족에서 1, 2단계의 문화에 해당하는 말을 사용하는 구성원이 많다면 리더는 경각심을 갖고 문화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기업에 만연해 있는 3단계 문화가 4, 5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구성원 간에 조직이 지향하는 핵심 가치와 숭고한 대의를 공유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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