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면세점 도전하는 형지 "중견기업에 기회를"

입력 2015-11-1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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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면세점 발표 D-1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패션 특화 면세점 추진…사업 수익 지역에 재투자"



[ 임현우 기자 ] “중견기업이 멋진 면세점을 조성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례를 꼭 남기겠습니다. ‘형지에 맡겨보니 참 잘하더라’는 평가를 받을 자신이 있습니다.”

부산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 도전장을 낸 패션그룹형지의 최병오 회장(62·사진). 그는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디자인과 상품 기획, 매장 구성에 뛰어난 패션회사의 강점을 활용해 차별화된 면세점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패션그룹형지는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짓고 있는 지상 17층 규모 쇼핑몰 중 4개 층에 면세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총 2000억원을 투입한 이 건물에 면세점 외에도 의류매장, 맛집, 영화관, 스포츠시설까지 함께 갖춰 ‘원스톱 쇼핑공간’으로 꾸민다는 구상이다.

부산 시내면세점 입찰에는 패션그룹형지와 기존 사업자인 신세계 두 곳이 뛰어들었다. 최 회장은 “오랫동안 부산·경남에 투자해온 형지의 ‘진정성’을 주목해 달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부산 괴정동에 14층짜리 사무동인 ‘부산 형지타운’을, 경남 양산에 연면적 10만㎡의 양산물류정보센터를 여는 등 부산·경남권 3개 시설에 총 2900억원을 투자했다.

최 회장은 부산에서 태어나 10대에 국제시장의 페인트가게에서 일하며 기업가를 꿈꿨다. 30세 때인 1982년 서울로 올라와 동대문에서 한 평(3.3㎡)짜리 옷가게를 창업해 연 매출 1조원대의 패션그룹형지를 일궈낸 입지전적 기업가로 꼽힌다.

그는 “하단동은 해운대나 서면에 비해 부산에서 아직 발전이 더딘 지역”이라면서 “공항과 버스터미널이 해운대보다 더 가깝고 인근 관광자원도 풍부해 성장 가능성은 크다”고 설명했다.

패션그룹형지는 이 면세점에 관광객이 많이 찾는 유명 브랜드는 물론 경쟁력 있는 국내 중견·중소기업을 발굴해 ‘대한민국 장인의 명품’을 대거 입점시킨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부산국제영화제, 한려해상국립공원, 진해 군항제, 김해·양산·창원·거제의 지역축제 등과 연계한 ‘원데이 관광상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5년 동안 총 200만명의 쇼핑객을 끌어들여 2020년 매출 24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면세점 직원 중 85%는 지역 출신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면세점을 서부산의 랜드마크로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며 “면세점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모두 지역사회에 재투자하겠다”고 말했다.

글=임현우/사진=김범준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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