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악재' 1주일내 회복
"충격 오래 안가" 전망도
[ 박종서/하헌형 기자 ]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로 국내외 증시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는 16일 주식시장을 정상 개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많지만 테러에 따른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테러 악재’로 급락한 주가는 평균 1주일 안에 회복했다는 과거 사례를 감안한 분석이다.
2005년 7월7일 영국 런던에서 알카에다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일어나 50여명이 사망했을 때 런던증시의 대표적 지수인 FTSE100지수는 당일 1.4% 하락한 5158.30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주가는 다음날 바로 회복됐다. 2004년 3월11일 스페인 마드리드 기차역 테러로 2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도 스페인 IBEX지수는 2.2% 떨어졌으나 보름 만에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
다만 2001년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땐 나흘간 휴장 뒤 개장한 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산업지수가 7.5% 급락했고 이를 회복하는 데 약 3개월이 걸렸다. 사상 최악의 테러로 워낙 충격이 컸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주가는 결국 기업 실적을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돌출 악재를 빠르게 극복하는 속성이 있다”며 “투자자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어 쉽게 동요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일단 하락세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국제유가 급락 등의 여파로 하락한 상황에서 테러 사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단 주식보다는 채권 등 안전 자산으로 돈이 몰릴 것”이라며 “이번 테러로 미약한 회복세를 보이던 유럽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도 국내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도 “2001년 9·11 테러를 제외하면 최근 전쟁이나 테러로 국내 증시가 큰 충격을 받은 적이 별로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테러는 이르면 다음달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조정을 받는 가운데 터진 악재여서 시장 심리를 더 냉각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이번주 국내 시장은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가 다소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테러 여파가 미국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면 증시가 받는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주 미국 금리인상 우려로 장기물을 중심으로 소폭 올랐던(가격이 떨어졌던) 국채 금리는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하락 반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종서/하헌형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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