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면세점에도 봄은 오는가?

입력 2015-11-16 11:06   수정 2015-11-16 11:29

갈 곳 잃은 SK, 재고 처리 등 산재 문제 우수수
메르스에 치이고, 제도에 치여 '빚 낳는 개살구' 될수도

HE_003 사진=백진 기자/ 특허심사 이후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 현장. 23년 면세점이 사라지게 될 운명에 처해 있다.

국내 면세시장이 홍역을 앓고 있다. 이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해 방한 관광객 수치가 급락하며 판매율 저조로 타격을 입은 데 이어, 특허심사로 SK네트웍스는 면세산업의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 롯데면세점도 월드타워점을 잃게 돼 향후 매출 성과에 있어 상당한 상흔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면세점 특허기간 만료 후 약 6개월 간의 유예기간이 있으나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은 문을 닫게 생겼다. SK는 워커힐면세점 단일매장만 지니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는 이상 면세사업을 접어야 될 판국이다. 이에 따라 기존 재고 처리 및 리뉴얼 오픈에 따른 막대한 투자비 등에 대한 향후 계획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년 면세점이 역사에 남는 과정에도 산재된 문제가 쌓여 있다.

특허심사 14일을 기점으로 면세시장의 판도가 극명하게 갈렸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 특허를 잃었으나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 그러나 월드타워점 티켓 수성 실패와 함께 안방격인 롯데면세점 소공점(본점) 인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면세점이 오픈함에 따라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동대문 두산타워에 면세점 특허를 받아 각 면세점들은 관광객 유치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업계의 우려는 관광객 유치에 따른 리베이트(송객수수료) 인상이다. 올 말에 오픈 예정인 HDC신라, 한화갤러리아 등 각 면세점이 오픈, 신세계와 두산까지 합하면 총 서울 시내에만 8개의 면세점이 생길 예정이다. 특히 신규 면세점 등은 유치가 힘든 FIT(개별자유여행객)보단 초반 공세를 몰아가기 위해 방한 단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단체관광객을 유치해 매출 성과를 올리기 위해선 상당한 송객수수료를 지불, 면세점 업체 간 과열 경쟁으로 점차 인상폭이 늘어나 전체 면세시장이 진통을 앓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SK 워커힐면세점 및 롯데 잠실 월드타워점에 입점되어 있는 명품 브랜드의 향방이다. 워커힐은 시계·보석 특화 매장으로 잘 알려져 있는 상태. 신규 면세점들의 명품 브랜드 유치에 가열찬 행보를 보여 이 브랜드를 가져올 수 있느냐에 업계의 눈이 초집중되고 있다. 특히 잠실 월드타워점에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3대 빅 브랜드에 대한 결정이 중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의 특성상 매장을 옮기는 것이 달갑진 않을 것이다. 면세점 5년 기간 만료 때마다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게 되면 명성에도 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매출이 아니라 브랜드 자체의 퀄리티 유지다"라고 전했다.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든 면세시장. 일각에선 면세점 문을 열었다고 관광객이 알아서 찾아온다는 무사안일주의를 버려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면세점 특허 수수료 인상 및 특허심사 제도 개편에 대한 화두가 재점화 일로를 걷고 있어 또 다시 면세시장은 지각변동에 따른 진통을 앓을 예정이다.

김선호 한경닷컴 면세뉴스 기자 fovoro@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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