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弗에 발등의 佛까지…불안한 외국인 2000억 넘게 팔아치워

입력 2015-11-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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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탄 맞은 코스피 1950 붕괴

하나투어 8%·참좋은레져 7%↓…항공·여행주 하락 두드러져
미국 연내 금리인상 우려 속 테러사건 겹치며 투자심리 위축
실적까지 기대 못미쳐 '불안'



[ 김동욱 기자 ] 주식시장이 ‘파리 테러’의 ‘유탄(流彈)’을 맞고 휘청였다. 코스피지수는 1개월 반 만에 1950선을 내줬고 코스닥지수도 660선이 무너졌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던 가운데 대형 테러사건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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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 달 만에 최대 매도

16일 코스피지수는 30.27포인트(1.53%) 하락한 1943.02에 마감했다. 하루 낙폭으론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던 9월23일(37.42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지난 주말 프랑스 파리에서 이슬람국가(IS) 테러로 13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격 탓이 컸다.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35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루 순매도 규모로는 10월22일(2866억원) 이후 최대치다.

여행주와 항공주도 ‘날벼락’을 맞았다. 하나투어는 8.94% 급락했고 모두투어(-4.74%) 레드캡투어(-2.74%) 참좋은레져(-7.08%)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대한항공은 3.33%, 아시아나항공도 3.32% 떨어지면서 모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주항공도 4.43% 하락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름 새 이집트(아프리카)와 레바논(중동), 프랑스(유럽)에서 대규모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추가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테러공포는 각종 상품 판매를 위축시킬 뿐 아니라 외식 여행 관광 스포츠 등에도 큰 타격을 입힌다”고 지적했다.

○연말 화두 ‘화불단행(禍不單行)’

증권가에선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가시권에 접어든 시점에 테러 악재가 터진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 밖의 돌발변수가 추가됐다는 것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상과 유럽 경기회복 실패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면서 국내외 증시가 상당 기간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의 중심지 파리에서 대규모 테러가 발생한 만큼 유럽 경제와 향후 유럽의 금융정책 방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파리가 유럽의 중심 도시이고 유럽이 밀접하게 통합된 까닭에 투자심리 위축이 빠르게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로존의 경기 우려와 유로화 약세 ?등이 가시화되면 유럽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 업종 등에 타격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주요기업의 올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오면서 난국을 타개해 나갈 뚜렷한 동력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증권사 추정 평균치에 5.6% 미달했고 순이익은 15.9%나 밑돌았다”며 “정책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고 실적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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