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우의 현장분석] '언론인 VS 기업인' KPGA 차기 회장 향방은

입력 2015-11-17 23:43   수정 2015-11-18 10:14


[유정우 기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 선거가 2파전으로 치러진다. KPGA는 김상열(54) 호반건설 회장과 양휘부(72) 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후보 등록 절차를 마쳤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12일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한국프로골프협회 제17대 회장선거에 나설 예정"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찌감치 출마를 준비해온 양휘부(72) 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과 '2파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김 후보(기호 1번)는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프로골프단도 운영중인 호반건설의 수장이다. 회사는 스카이밸리CC와 하와이 와이켈레CC 등 골프장도 소유하고 있다. 양 후보(기호 2번)는 KBS 기자 출신으로 보도제작국장을 역임하고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등을 지냈다. 두 후보 모두 한 시즌 12개인 대회 수를 20개까지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운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8일 치러지게 될 이번 선거는 사실 연초부터 이슈꺼리였다. 지난 2013년 회장 선출을 둘러싼 일어난 집안 싸움과 회원들 간의 복마전, 거기에 줄어드는 대회 숫자와 생활고를 겪는 프로 선수들의 사연까지 알려지면서 협회 개혁을 실현할 새 회장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커질 수 밖에 없었던 상황.

추대가 예상됐던 가장 유력한 인사는 남자골프계의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었다. 프레지던츠컵 조직위원장을 맡으며 성공적인 대회운영의 '일등공신'으로 꼽힐 만큼 큰 몫을 해낸 인물로 지난 2012년 선거에도 강력한 협회장 후보로 추대된 바 있다. 당시 복잡한 내부 사정 등을 고려, 출마 포기를 선언했지만 이후에도 물신양면 KPGA를 도와 회원들 사이에서 '정신적 지주'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류 회장은 이번 선거에도 "아직은 때가 아니다"란 입장을 내세워 선거에 나서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선수회를 중심으로 젊은 프로선수들은 개혁적인 외부인사를 '새 카드'로 세웠다. 주인공은 언론인 출신으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등을 역임한 양휘부(72) 씨다. 양 씨는 선수회 소속 중견 프로선수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선수회 주요 관계자는 "양 후보가 오랜 방송 경험을 살려 코리안투어의 확대와 중계환경 등을 개선하고 광고주들을 영입, 협회 개혁에 중책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씨는 최근까지도 관련 기업 주요인사들을 만나고 다니며 새 대회 창설과 스폰서십 참여를 권유하는 등 회장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 12일 최종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도 갑작스런 결정은 아니었다. 이미 지난 5월경 지인과 골프업계 관계자 등을 통해 회장 출마를 검토했지만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해 미온적으로 출마를 고심해 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류진 회장의 출마 포기와 골프계 원로들의 설득이 이어지자 후보등록을 5일여 남기고 최종 출마를 공식화 했다.

결과는 쉽게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회장 선거를 두고 '홍역'을 치른 탓에 선거방식이 새롭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회원들의 인터넷 투표 방식으로 회장을 뽑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201명의 대의원중 과반 출석에 출석자 과반 이상의 표를 받아야 회장이 된다.

대의원 방식으로 회장을 뽑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한 표, 한 표'가 당락의 결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원로회와 선수회, 현 집행부 등 수뇌부를 중심으로 긴장감이 맴도는 이유다. KPGA는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는 경기도 성남시 운중동에 위치한 KPGA빌딩에서 대의원들의 투표로 회장을 선출한다. 차기 회장은 2016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4년 동안 KPGA를 이끌게 된다.

문화스포츠부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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