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회 관세청장 "면세점, 글로벌 무대서 경쟁하도록 지원하겠다"

입력 2015-11-19 07:01  

면세점 산업 지원 청사진

중소기업·중견기업 제품 입점 확대…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육성
한국 특허수수료 세계 평균…수수료 현실화 등 개선 필요
국내 1위 롯데면세점, 세계 순위는 4위에 불과
투자 확대·구매력 키워 글로벌 경쟁력 높여야



[ 임원기 기자 ]
김낙회 관세청장은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던 2013년부터 면세점 산업 발전을 위한 점포 수 확대, 규제 해소, 업계 경쟁력 강화 등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7월 면세점 산업의 주무부처인 관세청장이 되고 난 뒤엔 그동안 면세점 업계의 숙원이었던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결정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김 청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면세점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반복해 강조했다.

김 청장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면세점 업계는 대규모 투자와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등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관세청도 이런 현실에 맞게 시장 파이를 키우고 기업이 면세점 사업 분야의 경쟁력을 갖도록 지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에 비해 여전히 국내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게 김 청장의 판단이다.

특히 면세점 수가 부족해 면세점의 혼잡과 이용객의 불편을 초래해 결국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김 청장은 “주말에 서울이나 제주 면세점에 가보면 구매를 위해 기본 30분 이상 대기해야 한다”며 “제주는 크루즈 입항시 최대 3000명의 관광객이 몰려들어 면세점 주변 도로가 마비될 정도로 혼잡해 정상적인 쇼핑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면세점 신규 특허를 추가한 것도 이런 공급 부족과 불편한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면세점 업계의 물류비용을 줄여주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김 청장은 “지속적으로 업계의 애로 및 건의사항을 수렴해 물류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중소·중견기업 제품의 면세점 입점과 판매를 확대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글로벌 명품화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업체들이 해외 면세 사업권을 취득하면 인천공항 면세점의 통합물류센터를 글로벌 물류 공급기지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지원도 필요하지만 면세점 사업에서 막대한 이익이 나는 만큼 특허 수수료를 올리는 등 제도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기획재정부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면세점 시장구조 개선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면세점 제도 개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면세점 사업의 이익에 대한 환수를 확대하기 위해 특허수수료를 10배 이상 올리는 방안, 특허 선정에 있어 업체가 제시한 특허수수료를 입찰에 부치는 방안 등도 논의되고 있다.

특히 독과점적 시장 구조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일정 매출 규모 이상의 사업자 참여를 제한하는 방법과 시장점유율을 심사평가기준에 반영(점유율이 높거나 일정 수준 이상이면 점수가 깎이는 방식)하는 방안 등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 있다. 김 청장은 “세계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면세점 특허 수수료는 낮은 편은 아니고 평균 수준”이라면서도 “시장의 급성장세나 향후 전망 등을 봤을 때 특허수수료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편하더라도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우선이라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선두권 면세점 업체들이 국내에선 대기업이지만 해외에선 더 큰 기업과 힘겹게 경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청장은 “국내 1위 업체인 롯데면세점이 세계 면세점 업계 순위(매출액 기준)는 4위, 국내 2위인 호텔신라 면세점은 세계 8위에 불과하다”며 “국내 면세점 업계도 글로벌 경쟁을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구매력 파워를 더 키워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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