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의 '연말 증시' 투자전략…"변동성에 대비하자"

입력 2015-11-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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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영 기자 ]

3분기(7~9월) 실적시즌이 마무리 단계다. 하지만 대내외 주가 모멘텀(상승동력)을 찾지 못한 국내 증시는 날마다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하루 평균 거래대금(수급)이 올 들어서 최저 수준을 맴돌고 있어 코스피·코스닥지수도 증시 주변 이슈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파리 테러' 여파로 유럽 경제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고 미국의 12월 금리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작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며 외국인은 '셀 코리아(sell korea)'를 외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주가 변동성이 낮아지는 시점까지 변동성에 대비하는 투자전략과 종목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 "11월 현재 코스피(KOSPI) 변동성, 2014년 고점 수준"

김영일 대신증권 기술적분석 애널리스트는 19일 "2012년 하반기부터 '축소 사이클'을 이어오던 코스피 중기 변동성이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11월 현재 코스피 변동성은 2014년 고점 수준에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대형주(株)와 가치주의 상대적 강세'라는 투자스타일 변화를 이끌고 있다"면서 "하반기 대형주 성과가 코스피를 1.8% 포인트 앞서고 있는 반면에 중소형주와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상대적으로 3~4% 포인트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의 변동성 확대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변동성에 선행하는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 사이클에 진입했기 때문"이라며 "9월 들어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2014년 이후 최고치를 넘나들고 있어 변동성 확대 기조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변동성은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움직이는 시기마다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기술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원화 약세 압력이 강하기 때문에 코스피 변동성은 원화 약세 강도에 따라 확대와 축소를 반복해 절대 수준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주가 변동성을 반기지 않는다. 변동성이 높을 경우 기대 수익 크기와 함께 위험 크기도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변동성에 대비하는 전략…"변동성 하위그룹에 주목"

대신증권은 가장 먼저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안정적인 성과가 예상되는 종목들을 골라 제시했다. 삼성전기 제일기획 휠라코리아 LG상사 기업은행 CJ대한통운 한국전력 현대백화점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주식은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주식을 시가로 표시한 금액) 상위 300개 종목 변동성 중 하위 10~50%에 해당하며 주가와 변동성 상관관계도 낮은 수준(-0.5~+0.5)이다. 또한 올해보다 내년 이익 전망이 더 높은 주식들이다.

◆ "3분기 깜짝실적 종목, 연말까지 투자 대상"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파리 테러 여파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기 때문에 연말까지 불확실성이 최대한 제거된 종목에 투자해야 할 시기라고 유안타증권은 분석했다. 3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한 종목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증권사 김광현 퀀트전략 애널리스트는 "어닝서프라이즈는 확인된 실적에 투자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어닝서프라이즈는 예측이 되지 않는다면 뒤따라 매매해도 늦지 않고 모든 확정실적이 발표된 이후 투자하더라도 높은 확률로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4분기는 계절적으로 어닝쇼크 빈도가 높아서 4분기 실적에 대한 신뢰도는 낮게 평가(최근 5년 평균 전망치 달성률 77.0%)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3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종목의 경우 4분기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무엇보다 분기별 실적의 합과 연간 전망치 사이에 괴리도가 발생한 종목은 연간 전망치에 맞춰 분기 전망치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3분기에 실제로 30% 이상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20개 종목의 경우 발표 이후 일주일 동안 수익률이 코스피 대비 평균 3.6% 포인트, 현재까지 4.0% 포인트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테크윈 LG생명과학 SBS SK이노베이션 루멘스 서울반도체 GS 유한양행 한전기술 농심 한화케미칼 에스엠 에스엘 피에스케이 KCC 파트론 키움증권 한섬 한국전력 대상 등이 3분기 어닝서프라이주 주요 종목으로 꼽혔다.

◆ 자사주 매입 여력 높은 곳 역시 눈여겨 봐야

연말 증시 투자전략에 단골 메뉴가 바로 배당주다. 하지만 KDB대우증권은 배당기업보다 자사주 매입 여력이 높은 기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시기라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 김상호 애널리스트는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라며 "우선 기업이익 측면에서 한국 기업들이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4개 분기 연속 한국 상장기업의 순이익이 증가했고 이익이 늘어난 기업 수도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펼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도 당해 기업소득의 80% 중 배당, 투자, 임금 상승분을 제외한 금액에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배당기업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자사주 매입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김 애널리스트는 점쳤다.

그는 "코스피 200 내 배당 기업의 비중은 2012년 79%까지 감소했지만 2014년 82.7%까지 증가해 회복됐다"면서 "반면에 자사주 매입 기업 비중은 2013년 5.5%에서 2015년 8.5%까지 증가했는데 2005~2007년에는 이 비중이 13~18%였다"고 전했다. 자사주 매입 기업 비중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란 얘기다.

또 기업소득 환류세제법 상 자사주 매입 후 1개월 안에 소각하는 것을 배당으로 인정, 배당금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가 쉽지 않고 배당소득세가 과세되지만 자사주 매입은 재무상태에 따라 실행할 수 있으며 주가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익이 과세되지 않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자사주 매입 비율이 높고 잉여현금흐름 비율도 높은 기업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김 애널리스트는 권했다. 기업들은 잉여현금흐름으로 자사주를 매입해서다.

그는 다만 "현금이 없는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 주가 하락 방어 목적이 커 일시적인 이벤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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