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독해진 우리은행…순익 40% 늘었다

입력 2015-11-19 18:32  

이광구 행장 '공격 경영'…사내 적당주의 문화 타파
수시시상제 도입해 직원 개개인 영업 독려
올 순익증가율 업계 1위



[ 이태명 기자 ] 우리은행은 지난해 내내 뒤숭숭했다.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따라 광주·경남은행, 우리투자증권 등을 매각하면서 몸집이 확 쪼그라들었다. 실적도 좋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 1630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주요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적자를 봤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공기업병(病)’도 확산됐다. 급여 및 상여금 지급까지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관리를 받는 탓에 ‘적당히 일하자’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그랬던 우리은행이 올해 확 달라졌다. 올 들어 순이익 증가율 기준으로 국내 은행 중 최고 성적을 냈다.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던 부실 대출도 대폭 줄였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광구 행장이 이런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게 우리은행 안팎의 평가다.

확 바꾼 성과보상 체계

이 행장은 계열사 매각, 실적 부진으로 어수선하던 지난해 12월30일 취임했다. 그는 곧바로 성과보상시스템을 개편했다. 대표적인 게 수시 시상제다. 이전까지 우리은행은 연말에 일괄 포상을 했다.

주로 지점 성과 위주로 평가하다 보니 집단 성과에 묻어가는 직원이 많았다. 이 행장은 연말 시상 대신 매달 뛰어난 영업 성과를 낸 직원 40~50명을 뽑아 포상금과 인사고과 가점을 주도록 했다.

지점별 이익목표 할당 방식도 바꿨다. 이전까지 지점별 이익목표는 전년도 실적에 8~16%를 더해 책정했다. 올해 연초 목표 대비 120%의 실적을 올렸다면, 내년엔 120%의 실적에 최대 16%를 더한 목표를 주는 식이다.

그렇다 보니 일선 지점에선 “열심히 하면 내년 목표치가 너무 높아진다”며 적당한 성과에 안주하려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런 문제를 없애기 위해 이 행장은 목표를 초과 달성해도 이듬해 이익목표는 무조건 ‘올해 목표치의 100%’를 기준으로 정했다.

이 행장은 내년부터 성과급 지급 기준도 바꾸기로 했다. 올해까지는 이익목표의 120% 초과 달성분을 성과급으로 줬는데, 내년에는 100% 이상 초과 달성분을 성과급으로 준다. 성과에 대한 보상을 늘려 직원의 참여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줄어든 기업 대출 부실

방만하게 운영되던 여신(대출)관리시스템도 손봤다. 정부가 최대주주인 탓에 우리은행은 예전부터 관(官) 주도의 기업구조조정에 쏟아부은 돈이 많았다. 부실 대출 비중도 다른 은행보다 높았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은행의 고정이하(3개월 이상 연체) 여신액은 4조원이 넘었다.

이 행장은 이런 문┯?풀기 위해 대기업 신규 대출, 만기 연장 등에 대한 평가를 강화했다. 성동조선해양 등 회수 가능성이 없는 기업 대출은 대폭 줄였다. 또 일정 신용등급 이하 비우량 기업 대출의 지점장 전결권을 없애고 본부 승인을 받도록 했다.

그 결과, 우리은행은 올해 1~3분기 8402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늘었다. 순이익 증가율은 신한·국민·KEB하나은행 등 이른바 ‘빅4’ 중 최고 성적이다. 여신·수신 실적도 최상위권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대비 올 10월 말 수신액을 17조원, 여신액을 19조원 늘렸다. 수신 증가액은 빅4 은행 중 국민은행(19조2000억원)에 이어 2위, 여신 증가액은 1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규 개인 고객수, 활동성 고객수(계좌잔액 30만원 이상 고객), 퇴직연금 유치, 방카슈랑스 판매 등 33개 지표 중 30개에서 시중은행 중 1, 2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0.88%였던 연체율(총여신 대비 부실여신 비율)은 올해 3분기 0.83%로 낮아졌다. 특히 이 기간 개인(가계)부문 연체율은 0.72%에서 0.45%로 급감했다. 감소율로는 빅4 은행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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